해남군보건소 최석환씨
1달 이상 동료들 점심 책임

▲ 코로나19 발생 이후 간편식으로 식사를 해결하는 동료직원들을 위해 그는 밥해주는 남자가 됐다.

 밥 해주는 남자, 보건소 청사관리를 맡고 있는 최석환(55)씨, 코로나19가 그를 밥해주는 남자로 변모시켰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보건소 업무가 폭주했다. 점심도 저녁도 사무실에서 해결해야 하는 상황, 잠시도 자리를 비울 수 없는 직원들은 간편식인 컵라면과 김밥으로 허기를 달랬다. 
이에 최씨가 나섰다. 밥해주는 남자로.
종일 긴장된 채 뛰어야 하는 직원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집밥, 전기 밭솥이 아닌 압력솥 밥을 굳이 고집하는 이유이다. 밥맛이 좋아야 입맛도 산다는 생각에 쌀은 ‘한눈에 반한 쌀’, 밥만 하는 게 하니라 누룽지까지 만들어 직원들 상에 올린다. 자신이 차린 밥상에서 허기를 달래는 직원들, 맛있게 먹는 직원들을 볼 때 밥 한술 더 주고 싶은 마음, 자식 입에 밥 들어가는 것만큼 행복한 것이 없다는 어르신들의 말은 이런 때를 의미하는 것일까.
점심밥은 넉넉히 한다. 저녁도 컵라면으로 때울 직원들이 라면에 밥을 말아 먹을 수 있도록.
그의 업무는 청사관리, 보건소뿐 아니라 14개 읍면 보건진료소도 그의 손길이 필요하다. 워낙 성근진데다 성격도 좋고 손재주도 뛰어나 직원들 내에서 인기도 많다. 
직원들은 그를 맥가이버라고 부른다. 손길만 닿으면 모든 것이 척척, 일 처리도 깔끔해 보건소에선 꼭 필요한 직원, 어떤 일이든 부탁할 수 있는 맘씨 좋은 직원으로 통한다.
그는 매일 아침 7시 전에 출근할 만큼 부지런하다. 스스로 일을 찾아 나서는 그에게 코로나19라는 국가적 위기상황이 닥쳤다. 정신없이 돌아가는 보건소 시스템, 정신없어 뛰어다니는 직원들, 그 현장에서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동료들의 건강을 챙기는 일이었다.    
최씨가 동료들의 점심식사를 책임지고 나선 지도 1개월이 넘었다. 평소에 해오던 일을 마치고 점심시간 이전에 밥을 준비한다.  
동료들은 점심과 저녁을 주로 사무실에서 해결하다 보니 무엇보다 집밥이 그리운데 그 그리움을 최씨가 해결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오늘도 어김없이 동료들을 위해 밥을 푸는 남자. 그는 코로나19가 종료될 때까지 밥해주는 남자로 남아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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