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군 설계 진행 중
기대와 우려 공존

해남군이 땅끝마을에 세계땅끝공원을 조성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소재 중 하나로 거론 중인 포르투갈의 땅끝 까보데로카 상징물.
해남군이 땅끝마을에 세계땅끝공원을 조성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소재 중 하나로 거론 중인 포르투갈의 땅끝 까보데로카 상징물.

 “땅끝마을에 더 이상의 시설은 안된다. 그래서 비움이 필요하다”, “머무는 땅끝마을을 위해 새로운 시설을 넣어야 한다.” 과연 어느 것이 맞을까.
해남군이 세계땅끝을 테마로 한 세계땅끝공원 설계에 들어가면서 시설물 위주의 관광콘텐츠가 또 들어선다는 비판의 소리와 함께 땅끝주민들은 이를 환영하는 분위기이다.
해남군은 지난해 21억6,000만원을 들여 1만1,400㎡ 면적의 토지를 매입하고 49억원의 예산을 들여 공원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세계의 유명한 땅끝을 테마로 공원 내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포르투갈 까보데로카, 인도 깐야꾸마리, 미국의 키웨이스트 등 각국에 유명한 땅끝은 존재하지만 딱히 그곳을 대표하는 랜드마크가 떠오르지 않는다. 따라서 그것을 어떻게 구현하고 또 관광객들의 공감을 이끌어낼지 미지수다. 
또 문제는 해남군이 2014년 땅끝마을에 조성한 희망공원이다. 이때 해남군은 땅끝에 희망분수와 소원성취 다리, 희망의 종 등 설치했지만 오히려 땅끝의 경관을 헤친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해남군은 이 시설을 다른 곳으로 옮기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땅끝마을은 그동안 통일적인 경관계획보단 그때그때 시설이 추가되면서 오히려 산만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땅끝이 주는 이미지는 비움이라고 강조하지만 주민들의 생각은 다르다. 체류형 관광이 되기 위해서는 콘텐츠와 볼거리, 놀거리가 많아야 한다는 것이다. 
해남군 관계자는 “보통의 관광지는 민가나 상가와 떨어져 있지만 땅끝마을은 주민들의 생활과 밀접해 있어 주민들의 의견이 우선적으로 반영돼야 한다. 땅끝마을 주민들은 땅끝관광지가 스쳐가는 곳이 아닌 체류형 관광으로 이어지는 것이 오랜 숙원이다”고 말했다.
이어 “땅끝에 방치된 관광시설물에 대한 대대적인 정비가 필요하고 새로운 관광루트도 개발해야 하기에 해안가 산책로와 설계 중인 땅끝세계공원, 모노레일, 탕끝탑 등을 경유하는 코스를 개발 중에 있다”고 말했다.
땅끝마을 관광에 대한 고민은 오랫동안 지속돼 왔다. 하지만 누구 하나 명확한 답변을 내리지 못하면서 땅끝마을에는 크고 작은 사업들이 진행되면서 땅끝의 정체성마저 흐려지고 있다. 세계땅끝공원이 체류형 관광의 시작이 될지 또 다른 애물단지가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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