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명장에게 배웠다
삼산브레드 윤미순 제빵사

갓 구운 빵 냄새가 풍기는 삼산브레드에는 훈훈한 온기를 나누는 윤미순 제빵사가 손님들을 맞이한다. 
갓 구운 빵 냄새가 풍기는 삼산브레드에는 훈훈한 온기를 나누는 윤미순 제빵사가 손님들을 맞이한다. 

 “언젠가 전라도 사투리를 쓰며 남쪽에 살겠다는 꿈을 안고 해남에 내려왔어요.”
갓 구운 빵 냄새가 풍기는 이곳, 삼산브레드에는 훈훈한 온기를 나누는 윤미순(51) 제빵사가 손님들을 맞이한다. 
삼산면사무소 인근, 노랗게 물든 들녘 옆으로 새로 생긴 빵집. 현대식으로 지어진 건축물에 깔끔한 인테리어, 부담 없이 담백하게 즐기는 빵이 조화를 이룬다.
취미로 빵을 만들던 윤씨는 빵 이야기를 할 때 가장 즐거워 보인다는 동료들의 말을 새겨듣고 남쪽에 살겠다는 꿈을 앞당겼다. 출장을 다니며 대흥사 길을 눈여겨봤던 윤씨는 산이 나지막하고 길이 아담한 삼산면에 집과 빵집을 지었다. 
윤 제빵사는 심도 있는 프랑스식 제빵교육을 수료했고, 빵의 본고장 프랑스에서 명장에게 더 깊은 교육도 받았다. 
윤씨는 천연 발효종인 ‘르방(Levain)’을 이용해 프랑스식 빵을 만든다. 르방빵, 바게트, 치아바타, 크로와상, 깜빠뉴, 호밀빵 등이 인기 메뉴다. 프랑스 밀가루, 소금, 물, 효모로 만들어 고소하고 담백한 맛이 특징이다. 
그는 식탁에 오르는 한 끼 식사빵을 꿈꾼다. 유럽에서 빵을 밥처럼 즐겨 먹듯이 영양이 풍부해 한 끼 식사대용으로 손색없는 빵을 내놓고 있다. 
윤미순 제빵사는 “한 끼 밥이 될 수 있는 빵을 만들고 싶은데, 요란하지 않아도 충분히 제 역할을 하는 빵이다. 바게트는 그냥 먹어도 고소하지만, 버터를 발라 먹거나 햄과 치즈를 넣어 샌드위치를 해 먹으면 맛이 더 좋다”고 말했다. 
한편 대형오븐에서 빵을 구우며 연단의 시간을 보낸 그는 정식으로 문을 열기 전, 한 달 동안 사람들에게 무료로 빵을 나눴다. 빵을 맛본 이들은 고구마, 사과, 계란, 음료수 등 다양한 선물을 준비해와 윤씨의 나눔에 감사를 전하기도 했다. 
담백하고 건강한 빵은 예상보다 더 수요가 있었다. 이 빵을 맛본 이들은 ‘소화가 잘 된다’, ‘고소하고 풍미가 있다’, ‘프랑스빵을 여기서도 살 수 있어 좋다’는 반응이었다. 
수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빵이 나오는 오전 11시가 되면 빵을 사러오는 이들이 줄을 잇는다. 이곳은 흔히 생각하는 장사의 길목은 아니다. 들녘의 중간, 상권이 없는 이곳에 자리 잡은 빵집은 이미 많은 이들에게 입소문이 났다. 
그는 홀로 빵을 만들기 때문에 매일 만들 수 있는 양이 정해져 있다. 적은 양이지만 정성을 쏟아 만드는데, 금방 매진된다. 
윤씨는 프랑스빵 그대로 명장에게 배운 것을 구현하고 싶다. 풍부한 맛을 내기 위해 좋은 재료를 쓴다. 프랑스 전통바게트라고 이름을 붙이려면 프랑스 전통밀가루를 사용해야 하고 첨가물도 제한되기 때문에 엄격하게 재료를 관리해 최대한 그 맛을 구현해내려 노력한다. 
꿈꿨던 남쪽에서 행복한 빵을 굽는 윤씨는 아직은 여물어가는 제빵사라며, 앞으로 지역에서 나는 건강한 재료를 활용해 다양한 빵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삼산브레드 : 삼산면 신기큰길 28 / 532-3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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