괭생이모자반 신안군 덮쳐
공조체계 수년째 미흡

괭생이모자반이 인근 신안군을 덮치면서 해남 어민들의 걱정이 크다. (지난해 8월 송호선착장 방파제에 수거된 괭생이모자반)
괭생이모자반이 인근 신안군을 덮치면서 해남 어민들의 걱정이 크다. (지난해 8월 송호선착장 방파제에 수거된 괭생이모자반)

 

  신안군에 괭생이 모자반이 덮치면서 해남 어업인들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8월 해남 송지면에 괭생이모자반이 덮쳤다. 해류를 타고 온 괭생이모자반은 미역, 전복, 다시마 등 바다 양식장 어구에 달라붙어 엽체를 탈락시키거나 성장을 막으며 어업인들에게 고통을 안겼다.
 특히 사시사철 언제 어디서 밀려올지 모르는 괭생이모자반은 해남지역에도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늘어 해마다 3,000톤 이상을 수거하고 있다.
 수거 과정에서 금전적 손실은 물론 1년 바다농사를 한순간 망칠 수 있어 어민들에게 큰 골칫덩이다.
 보통 해남지역은 여름철 태풍의 영향으로 제주도 인근에 머물던 괭생이모자반이 대거 유입되는데 올해는 인근 신안해안을 덮쳤다.
 올 1월 들어 신안군에 밀려온 괭생이모자반은 2,000톤으로 흑산도와 홍도, 자은도, 비금도 등 신안 전역으로 유입돼 김·미역·전복 등 바다 양식시설에 달라 붙었다. 괭생이모자반은 중국 연안에서 조류와 강풍의 영향으로 신안군으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함께 밀려온 중국어와 한자로 상품명이 적힌 깡통과 플라스틱 병등이 가득했고, 2018년 국립수산과학원의 조사에 따르면 제주도와 서남해안에 밀려온 괭생이모자반의 유전자가 중국연안의 종과 일치했다는 분석도 있었기 때문이다.
 신안군의 양식장 총면적은 15만2,999㏊며 괭생이모자반 피해를 입은 농가는 80% 이상으로 한창 김이 생산되는 시기라 더 피해가 더 커지고 있다.
 신안군의 이 같은 피해 소식에 해남 어업인들도 긴장 상태에 있다.
 송지에서 양식업을 하는 박모씨는 “신안군의 피해가 남 일 같지 않다. 해남지역은 아직 남풍이 불지 않아 괭생이모자반 피해가 비교적 덜하지만 언제 바람이 바뀔지 모르기 때문에 항상 노심초사다”며 “코로나 여파로 외국인 노동자도 줄고 인건비가 계속해서 오르고 수출길도 막혔는데 괭생이모자반까지 유입되면 어업인들에게 치명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수십억을 투입해 괭생이모자반을 다 걷어낸다 해도 문제가 끝난 것은 아니다.
 밭농사 퇴비 등으로 일부 활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수거된 대부분의 모자반은 자연분해 시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미관상의 문제는 물론 분해 과정에서 악취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해남군에서도 모자반의 유입경로를 추적하는 등 대응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괭생이모자반이 출현하면 선박 임차료와 유류대 지원 외 별다른 대안을 찾지 못한 실정이다.
 또한 해마다 피해 발생 시 해수부와 경찰, 수협 등이 간담회를 통해 대안을 찾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기관 및 지자체 간 공조체계는 수년째 전혀 구축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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