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시 아랫마을 위험, 저수지 치수기능 키워야

 이번 집중호우로 저수지 치수관리가 중요하게 대두됐다. 현산면 구시저수지는 수위가 높아지자 아랫마을 사람들의 대피문제가 고려됐고 북평 동해저수지는 실제 아랫마을 주민들에게 대피령이 내려졌다.
 또 화산 연화저수지로 인해 화산면소재지 앞까지 도로가 잠기는 등 이번 호우는 저수지 치수관리의 중요성을 과제로 남겼다.
 현재 농업용 저수지는 물을 이용하는 이수(利水) 기능에만 치중돼 있고 치수(治水) 기능은 거의 없어 홍수재해에 매우 취약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수문크기 자체가 저수량 80% 정도를 유지하도록 작게 설계돼 있어 이번과 같은 집중호우 시 많은 물을 방류할 시스템 자체가 없는 것이다. 이같은 구조 때문에 집중호우가 반복되면 하류마을이 위험에 처하게 된다.
 화산 연화저수지의 경우도 농번기철인 5월부터 매일 물을 방류했지만 수문 크기가 작아 집중호우가 쏟아지는 날에도 저수량은 76%를 유지했다.
 이에 농어촌공사 해남완도 지사는 300mm 이상의 집중호우가 예보됐는데도 이수기능에 맞춰진 수문크기 때문에 저수지 수위를 낮출 방안이 없었다는 입장이다.
 이어 일각에선 농어촌공사가 사전에 저수지 물을 방류하지 않아 수해를 키웠다는 비판이 일고 있지만 이는 이수기능에 맞춰진 저수지 수문크기를 이해하지 못한데서 비롯된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농식품부는 저수량 50만톤 이상인 저수지에 대해 비상수문 설치를 지원하고 있다. 이수 중심으로 설계된 수문으론 집중호우에 대처할 수 없어 보조수문 설치로 치수기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또 농식품부는 저수지 보조수문 설치를 올해 중요사업으로 세운 상태다.
 현재 해남군에는 50만톤 이상인 저수지가 17개소에 이른다. 이중 삼산면 양촌저수지에 비상 수문설치 공사가 진행 중이다. 나머지 대형 저수지의 비상수문 설치는 요원하다.
 농어촌공사 해남완도지사 김신환 지사장도 “이수 중심으로 설계된 저수지에 보조 수문이 설치돼야 만이 이번과 같은 호우를 피해갈 수 있고 저수지의 치수관리도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이어 김 지사장은 “전국에서 매년 1건 정도의 저수지 둑이 무너지는 것도 이수 중심으로 설계된 수문 구조 때문이다”며 “이를 개선하기 위한 비상수문 설치 예산요구도 전국적으로 쏟아져 농식품부의 예산을 받기도 상당히 어렵다”고 말했다.
 비상수문 설치비는 1개소당 2~3억원이다.
 그동안 많은 비에도 농업용 저수지는 비교적 큰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폭우로 저수지의 재해발생 위험요소가 크다는 것을 인식했기에 집중호우를 대비한 저수지 비상수문 설치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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