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문화유산 충분히 가치 있다
해남 귀촌, 15년 장기프로젝트

해남을 기록하는 ‘학교해남’ 프로젝트를 위해 최영순 건축가는 지난 9월 해남 구청사 고별전에서 공간기록물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시했다. 
해남을 기록하는 ‘학교해남’ 프로젝트를 위해 최영순 건축가는 지난 9월 해남 구청사 고별전에서 공간기록물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시했다. 

 

 해남을 기록하는 ‘학교해남’ 프로젝트를 위해 최영순 건축가는 올 4월 해남에 귀촌했다. 
2035년까지 15년 장기프로젝트를 기획한 그는 해남의 폐교를 활용해 지역의 현안을 읽고 기록하는 작업을 한다. 
주 무대였던 프랑스와 인도에서는 태이라고 불렸던 최 건축가는 현산면 작은 마을에 터를 잡았다. 마을로 들어가 대문을 활짝 열고 어르신들과 마주하며 살아가는 그는 지역 소멸, 인구고령화, 빈집문제를 가까이서 느끼고 있다.  
서울에서 가장 먼 땅끝 해남으로 지역을 읽고 기록하는 일, 15년의 장기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최영순 건축가는 건축학을 전공해 프랑스에서 박사학위를 밟아왔으며, 커커필드-동네문화유산도시건축연구소를 운영한다. 
그에게 가장 큰 키워드는 ‘문화유산’이다. 그가 정의하는 문화유산은 오늘날 우리 주변의 모든 것, 행위도 포함한다. 그것을 읽고 기록하며 공유하는 일이 그가 해온 일이자 앞으로도 하려는 일이다.  
그는 우리가 살고 있는 마을공동체 문화, 주거문화유산이 충분히 가치있음을 이야기한다. 우리의 다양한 삶의 공간이야기를 읽고 기록하는 활동을 한다. 
최영순씨는 “무분별한 개발과 너무 빠른 사회구조의 변화로 지역이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는 모습을 마주한다. 대대로 살아온 터전, 건축물을 통해 지역의 현안을 읽고 기록하는 일이 중요하다”며 “해남에는 기록해야 하는 것들이 방대한데 이러한 참여와 소통을 위한 학교해남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학교해남은 인구고령화, 소멸위기 지역인 해남을 기록하며, 지역의 빈집과 폐교, 유휴지 등의 활용안을 제시한다. 
주민들의 삶의 질이 개선되도록 공간을 치료하고 공폐가와 폐교, 유휴지, 근대문화유산을 활용해 마을공동체를 위한 다양한 활용안을 제시하는 현장워크숍을 진행한다. 
그동안 최영순 건축가는 한국뿐만 아니라 프랑스, 인도, 중동, 북아프리카에서 무수한 국제건축도시워크숍을 진행해왔다.
최영순씨는 “프랑스어로 빠트리모아는 우리가 후대에 꼭 반드시 그대로 물려줘야 하는 유산을 말한다. 꼭 물려줘야 하는 유산과 오늘날 내 주변의 모든 것, 행위를 읽고 기록하는 일이 중요하다”며 “해남에서도 건물, 문화, 현상 등 어느 것 하나 그대로 지나침 없다. 그 속에 담긴 시간을 돌아보고 현안을 읽고 기록하는 일, 그리고 그것을 공유하는 일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덧붙여 그는 “빈집 문제, 인구유출문제뿐만 아니라 마을 주민들이 어떤 형태로 결합할 수 있는지, 어떤 방향으로 공동체를 유지해나가는지를 연구하고 함께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다”며 “15년 후에는 동일한 문제가 다른 지역에도 많을 것이다. 해남에선 이 문제를 어떻게 풀었고 지역이 탄탄히 서있음을 보여주는 역할을 학교해남이 함께 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최영순 건축가는 지난 9월 해남 구청사를 떠나보내는 고별전에 참여했다. 구청사를 떠나보내는 일은 지역의 빈집, 인구고령화, 소멸위기지역에 대한 문제와 맞닿아 있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해남우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