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자(해남우리신문 발행인)
박영자(해남우리신문 발행인)

 

 윤영일 전 국회의원은 지난 20대 총선에서 해남에서 70.85%라는 득표를 얻었다. 이 기록은 해남 역대 선거 중 가장 높은 수치이고 앞으로도 깨기 어려운 기록이다. 윤 전 의원은 해남에서 태어났다. 그러나 국회의원을 지냈을 때를 제외하곤 해남과 관련된 일을 했거나 밀접한 결합 자체가 없다. 그런데도 그는 묻지마 투표로 당선됐다. 
그런 그가 내년 대선을 앞두고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캠프에 합류했다. 정권교체 대장정의 길에 동행한다는 사자후와 함께. 이도 해남 선거 사상 처음이다. 역대 국회의원을 지낸 이중 선거에서 패배했다고 민주화를 탄압하고 광주민중항쟁을 짓밟은 정당에 몸을 담은 정치인이 있었던가. 
20대 총선에서 그의 당선은 행운 그 자체였다. 군수선거에서나 볼 수 있는 공약 등 당시 출마후보 중 가장 미약한 공약에도 그는 당선됐다. 바람이 준 행운. 이러한 행운을 안을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국민의당 출신 호남정치인들 중 박주선, 김동철, 김경진, 송기석 전 의원이 국민의힘 대선캠프에 합류했다. 많은 해남 사람들이 혀를 찼다. 그런데 여기에 윤영일 전 의원의 이름이 보태지자 혀를 차던 감정의 수위가 비난으로 바뀌었다.  
해남에서 70% 이상 득표, 대통령 선거를 제외하곤 윤영일 전 의원이 유일했다. 황색바람이 일었을 때도 70% 이상 득표자는 없었다. 그러한 득표율은 개인 윤영일이 아닌 호남에서 민주당의 변화를 요구한 표심이었다. 호남인들의 민주주의 정신은 하루아침에 탄생한 것이 아닌 기나긴 호남의 역사에서 태동되고 정착됐다. 또 이러한 호남의 정신이 한국 민주주의를 지키고 확장시켰다.
민주주의는 우리사회 모든 것을 관통하는 키워드이다. 지방분권을 비롯해 보편적 교육정책,  근로 및 복지 하물며 역사관마저 민주적 사고에서 비롯된다. 윤영일 전 의원이 선택한 당은 해방 후 지금까지 우리사회가 안고 있는 비민주적 요소, 불평등한 경제구조 및 중앙과 지역간의 불균형 등 제반 요소를 심화시켜온 정당이다. 그러한 정당에서 정권교체를 하겠다?    
검찰개혁은 여전히 우리사회의 화두이다. 검찰권력이 정치마저 왜곡시키고 사회의 통념과 상식마저 우습게 여기는 법의 잣대가 지속된다는 것은 분명 민주주의 후퇴이다.
윤영일 전 의원은 사법적 성격이 강한 감사원 출신이다. 그런 점에서 그의 이번 선택은 당연할지 모른다. 또 그는 감사원 퇴직 후 공기업 근무, 20대 총선에서 국회의원 배지 등 연속해서 영달의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성공한 엘리트들은 자신의 성공이 사회 제반의 에너지 총화의 결과라기 보단 오로지 스스로 노력한 결과물이라 생각한다. 따라서 자신의 선출영광을 당연시하고 유권자로부터 외면받은 것 자체를 수용하지 못한다. 
갈수록 높아지는 안철수 후보의 문재인 정부에 대한 독설, 여기에 윤석열 후보까지 그들의 독설 태도는 한국 사회에서 선택받은 엘리트집단의 사고가 집약돼 있다. 세상의 모든 잘못과 문제는 타인에 국한되고 자신은 세상의 잘잘못에 잣대를 들여대는 성역이라는 태도.   
윤 전 의원의 이번 국민의힘 대선 선대위 결합은 개인 윤영일이 아닌 해남완도진도 지역구 윤영일 전 의원이라는 타이틀이었다. 선택해준 이들의 감정을 통째로 왜곡해 버린, 당신만을 위한 천국행, 윤영일 전 의원이 21대 총선 패배 후 해남 유권자들에게 건넨 첫 마디가 이 나라를 바로 세우기 위한 정권교체란다. 그냥 그동안 누렸던 엘리트 코스, 국회 배지라고 했으면 진정성이라도 보였을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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