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군·전남도 피해조사 나서
원인규명 위해 역학조사도 착수

 벌들이 사라졌다. 해남 양봉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계곡면 황죽마을 김영철씨는 지난해 말 동면이 끝난 꿀벌 상태를 확인차 100개의 벌통을 열었는데 안에 가득 있어야 할 벌들이 사라진 것을 확인했다.  
김씨는 동면이 끝나면 벌의 개체수가 줄긴 하지만 통째로 벌들이 사라진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며 양봉사업이 주 수입원인데 막막하다고 호소했다. 
이어 그는 “지난 2년 동안 꿀 생산량이  평년의 25~30% 수준에 그치는 등 생산량이 떨어져 어려움을 겪었는데 이번에는 벌들이 아예 사라져 버려 양봉을 주업으로 하는 해남농가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마산면 A씨도 400여 통의 양봉통이 모두 비어있는 것을 확인하고 아연실색했다. 
또 화산 B씨도 150통의 벌통이 비어버렸고 화산면의 C씨도 500통 중 현재 확인된 숫자만 200통의 벌들이 없어져 버렸다고 한다.
현재 해남군에는 80여 양봉농가에서 2만여 통의 벌을 키우고 있는데 이중 60% 이상의 벌이 한순간 사라진 것으로 잠정 집계되고 있다. 
해남군은 현재 읍면별로 정확한 피해 현황 파악에 나섰고 현장에서 발견된 몇 안 되는 사채를 수거해 전남동물위생시험소에 병성감정을 의뢰해 놓은 상태이다.
양봉농가는 최근 2년 동안 기후변화로 꿀생산량이 현저히 떨어지는 피해를 입었다. 
양봉농가에 따르면 아카시아가 만개할 때는 꿀을 얻기 위해 경기도 등 외부로 나가는데 이에 따른 인건비 등이 상당한데도 꿀 생산량 감소로 어려움을 겪어왔다고 말했다. 그런데 엎친데 덮친격으로 하루 아침에 꿀벌이 사라져 버려 재산적 피해가 상당하다고 호소했다. 
벌이 사라진 농가들은 한통당 25만원 이상인 벌을 다시 분양받아야 한다. 그것도 좋은 벌을 구해야 하는데 해남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이같은 피해가 발생해 좋은 벌을 구하기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더 답답한 것은 벌들이 사라진 이유를 파악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해남군과 전남도가 역학조사에 나선다고 하지만 사채도 없이 사라진 벌의 상태를 진단하기란 어려울 것이란 우려이다.  
또 피해 보상도 사실상 힘든 상황이다. 양봉 농가들이 가입한 가축재해보험은 부저병 등 2개 항목에 대해서만 보상을 받을 수 있다.
군 관계자는 지난 12월 말 양봉농가에서 벌들이 사라졌다는 신고가 접수된 후 현재 읍면별로 피해파악에 나섰고 정확한 원인을 알기 위해 조사도 의뢰해 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전남도도 이번주 내에 현장 조사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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