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 9년차 농부, 현산 만안리 김혜리씨

도시에서의 삶을 정리하고 자급자족, 주체적인 삶을 살고 있는 김혜리씨는 9년차 농부로 현산면 만안마을에서 농사를 짓고 있다. 
도시에서의 삶을 정리하고 자급자족, 주체적인 삶을 살고 있는 김혜리씨는 9년차 농부로 현산면 만안마을에서 농사를 짓고 있다. 

 

 도시에서의 삶을 정리하고 자급자족, 주체적인 삶을 살고 있는 김혜리(42)씨는 9년 전 현산면 만안마을에 터를 잡았다.
작은 밭을 일구며 소농으로 살아가는 그는 밭에서 혼자 일할 때 마음이 평온하다. 도시를 떠나온 것은 소비하는 삶에 지쳤기 때문이었다. 소비로 존재가 드러나는 삶을 살고 싶지 않았다. 많은 인파, 다양한 광고 등에 노출되지 않아도 되는 삶을 해남에서 꾸려가고 있다. 
김혜리씨는 자신이 할 수 있는 건 스스로 하려고 한다. 특히 먹고 마시는 것, 주거공간을 고치는 것을 익히고 배워가며 일궈내고 있다.
귀농 9년차 농부로 살아가는 김씨는 농사를 짓고 싶어 해남에 내려왔다. 같이 농사짓는 공동체 미세마을에서 7년 동안 공동체 생활을 했다. 혼자라면 어려웠겠지만 친구 3명의 마음이 맞아 해남에 내려왔다. 
농사지을 땅이 있었고 숙식이 가능해 내려온 2013년부터 바로 농사를 지었다. 단호박, 고구마, 마늘, 양파 등을 수익형 농사로 지었고 자급형으로는 각자 짓고 싶은 것을 텃밭에 심었다. 
공동체에서 농사를 지으며, 어느덧 농부의 폼이 나기 시작했다. 2년 전부터는 공동체에서 독립해 홀로 농사를 짓고 있다. 김씨는 혼자 농사 짓는 ‘혼농’이 좋다. 밭에서 일을 하면 자연의 소리만 들려와 마음이 평온해진다. 
동네 할머니에게 얻은 밭에는 미니밤호박, 고구마, 마늘, 양파 등을 심는다. 
그의 농사 철칙은 자신이 할 수 있는 건 직접 한다는 것이다. 되도록 비닐을 사용하지 않고, 농약과 제초제도 안 쓴다. 
자신을 게으른 농부라고 말하는 그는 농사의 재미를 나눔에서 찾는다. 
직접 지어 자급자족도 하고 가족과 친구, 도움을 받은 이들에게 작물을 나누기도 한다. 올해는 미니밤호박 농사를 늘려 직거래 판매도 할 계획이다. 
김씨는 농촌에서 재밌는 거리도 만들고 있다. 지난해에는 재밌는 프로젝트도 진행했는데, 마당에 있는 창고 두 칸을 고쳐 여성들을 위한 공간을 만드는 ‘언니집 프로젝트’다. 
일반적인 건축 교육들은 남성 위주로 진행돼 함께 배우다 보면 위축되는 경우가 많다. 김씨는 모집 대상을 여성으로 한정해 모집했고, 그동안 구들방 만들기, 생태 미장 등 여성들의 배움을 지원했다.
지난해에는 집을 고치고 싶은 여성 대상자들을 모집해 함께 창고를 고치며 장비 다루는 법, 평상 만들기 등 다양한 활동을 경험하도록 했다. 
이렇게 완성된 공간에는 ‘스페이스 공공공’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곳은 농촌에서 마땅히 모일 곳이 없는 여성들이 쉴 수 있는 공간으로 책도 읽고 커피도 마실 수 있다. 
또 시골살이를 경험하는 ‘큐농캠프’도 열었다. 해남에서 농부로 살고 있는 그가 시골살이에 관심이 있는 여성들에게 길잡이 역할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짧은 일정 동안 농사도 경험하고, 함께 밥을 지으며, 여행도 한다. 
김혜리씨는 “함께 만든 공간을 활용해 혼자 감당할 정도로 작은 농사캠프를 열었다”며 “시골살이에 관심 있는 젊은 여성들이 쉽게 접근해보는 경로가 있으면 좋겠다 싶어 기획했고 반응이 좋았다. 올해는 3월 씨앗 파종부터 캠프를 열어 함께 해볼 예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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