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자(해남우리신문 발행인)
박영자(해남우리신문 발행인)

 

 개발이냐 보존이냐는 인류가 지속하는 한 이어지는 논쟁일 것이다.
해남군청 옛 청사에서 발견된 동헌터도 마찬가지다. 해남군은 군민광장 조성을 위해 발굴된 터를 묻겠다는 방침이다. 단 발굴된 터 위에 건축물이 들어서지 않기에 훼손되는 일은 없을 것이란 이유도 들고 있다.
하지만 한편에선 세종대왕 때 건립한 동헌터의 확인은 작은 일이 아니라는 반박이다. 
해남군이 해남읍성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고 그동안 훼손시켜온 것처럼 여전히 문화재가 가진 의미와 가치를 평가절하한다는 것이다. 
이번 동헌터 발견은 시굴조사를 통해 나왔다. 이에 발굴을 통해 동헌터의 규모 등을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시굴과 발굴은 엄연한 차이가 있기에 발굴을 통해 500여년 전에 지은 동헌의 규모를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 건물 터의 발견은 그 자체가 의미가 있지 그곳에서 나온 유물 규모와는 무관하다며 발굴을 주장한다.
동헌터의 발견과 관련해 여러 주장이 신문사에 전달된다. 발굴된 동헌을 복원해 다양한 문화행사가 열리는 공간으로 활용하자는 안이다. 
그같은 사례로 강진군의 사의재를 들고 있다. 강진 사의재는 강진으로 유배 온 정약용이 강진 청소년들을 가르쳤던 공간으로 최근 복원됐다. 강진 사의재에선 매주 토요일 각종 연극과 공연이 열리고 있으며 이러한 활동으로 사의재는 강진군의 문화예술 중심지로 떠올랐다. 진도군이 향토문화예술회관에서 매주 토요일 민속공연을 열 듯 강진군은 사의재를 배경으로 주말 야외공연을 열고 있는 것이다. 
강진군이 사의재를 복원한 것은 관광객들을 강진읍으로 끌어오기 위해서였고 다양한 문화행사를 통해 강진읍에 생기를 넣고자 한 예를 들고 있는 것이다.
현재 해남군은 동헌 터 시굴발굴 결과와 향후 발굴터를 훼손시키지 않고 그 위에 광장을 조성하겠다는 내용을 문화재청에 보고한 상태이다. 문화재청이 이를 승인하면 광장조성 공사는 진행되게 된다. 문화재청은 발굴된 터를 어떻게 활용하라는 의견은 제시하지 않는다. 보존하겠다는 의지만 있으면 해남군의 안대로 승인하는 것이다. 
그러나 동헌터를 보존한 상태에서 그 위에 광장을 조성한다고 가정해 보자. 한번 조성된 광장을 다시 파헤치고 동헌터를 발굴하는 일은 더욱 어렵게 된다. 이번 기회에 발굴하지 않으면 동헌터는 그대로 땅속의 존재로만 있게 되는 것이다. 
해남의 고고학 유물은 거의 도로공사 때문에 발굴됐다. 가장 아쉬운 대목이 삼산면 신금리 마한시대 주거터이다. 이곳은 백제와 왜가 침미다례를 도륙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현장이자 마한시대 주거와 문화 등을 연구할 수 있는 유적이었다. 
이곳에선 불에 탄 집터와 아궁이, 솟대와 조왕신을 모셨던 흔적 등이 나왔다. 호남지역에서 나오는 마한시대 유적은 거의 고분군이다. 해남처럼 마한시대 생활주거지가 나오는 경우는 없는데다 당시 침략의 현장을 생생히 보여주는 곳도 드물다.  
세종대왕 때 건립된 해남현의 동헌터,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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