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부실로 인한 ‘인재’
가뭄 물 부족에 2차 비상

관리 소홀로 인해 관동 국가관리방조제에 바닷물이 유입돼 74ha의 농경지가 침수되고 많은 민물고기가 폐사했다.
관리 소홀로 인해 관동 국가관리방조제에 바닷물이 유입돼 74ha의 농경지가 침수되고 많은 민물고기가 폐사했다.

 

 화산 관동마을 농경지에 해수가 또다시 유입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관리부실로 인한 ‘인재’였다. 가뭄 속에 어렵게 모내기를 끝낸 농민들은 망연자실한 상태다. 관동배수관문은 해수유입 사고가 빈번한 곳으로 2014년에도 관리인의 실수로 바닷물이 유입되면서 82.6㏊가 침수된 바 있다.
 이번 피해 경과를 보면 지난 3일 오후 6시 호우예보에 따라 침수피해 예방을 위해 수문을 개방했고 밤 9시 폐쇄했는데 6련 중 3련이 미폐쇄되면서 바닷물이 유입되기 시작했다. 다음날 새벽 2시30분이 돼서야 마을주민의 신고로 수문을 폐쇄했다. 이미 3시간 동안 해수가 유입됐고 124필지 74ha의 모내기가 끝난 농경지가 피해를 입었다. 
 최고 만조시간인 2시38분까지 10여 분이 남은 상황으로 최악의 상황은 피했지만 이미 큰 피해가 발생한 뒤였다.
 더욱이 가뭄으로 논에 물을 대기 위해 가동하던 양수기가 하부로 유입된 바닷물을 끌어 올리면서 피해지역이 더욱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해남군에서는 농경지 염분을 걸러내기 위해 염도측정 현황 및 향후 조치계획 논의에 들어갔다. 해남군은 화산면 소재 연화제와 송산제 물을 방류해 관동간척지 담수호 염도 개선 후 피해 농지에 양수를 실시해 염해피해를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농민들은 문제해결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한 피해 농민은 “피해를 입은 논에 민물을 보내 염분을 희석하고 말라죽은 모는 다시 모내기하면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하지만 현재 가뭄으로 인해 물공급이 어려운 상황이라 피해를 줄일 수 있을지 의문이다. 또 염분이 제대로 제거되지 못하면 올해뿐 아니라 내년에도 정상적인 농사가 어려워 2~4차까지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농민들은 이번 해수유입 사태는 사전에 충분히 막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허탈감을 표했다. 
 우선 첫번째로 관리자의 소홀로 개방수문이 열린 상태로 방치됐고 2번째로는 해남군청에는 CCTV를 통해 실시간으로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었지만 해수가 유입될 당시가 휴일이었기 때문에 근무자가 없었다. 
 따라서 무용지물 CCTV와 허술한 관리가 겹치면서 일어난 인재라는 것라고 성토했다.
 특히 해남군은 올해 초 해남전역에 방조제의 배수갑문에 해양쓰레기로 인한 이물질과 수문고장 등으로 인한 해수피해를 막기 위해 자동염도 측정기를 설치했다. 
 염도 측정기는 배수갑문 인근의 염분농도를 상시로 측정해 일정 농도 이상 염분이 측정되면 관리자에게 신호를 보내는 시스템으로 기대를 모았다. 
 수혜면적이 넓은 신월방조제와 이번 해수유입 사태가 벌어진 관동방조제를 우선 대상지구로 선정해 운영에 들어갔지만, 마무리 공사 단계라 정상적으로 작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더욱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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