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두지휘 나선 진재열씨
시작도 전 들썩들썩

 

진재열씨가 고향인 황산면 한자리의 80년대를 담은 연극을 만들기 위해 선진지 견학에 나섰다. 
진재열씨가 고향인 황산면 한자리의 80년대를 담은 연극을 만들기 위해 선진지 견학에 나섰다. 

 

 80년대 농어업이 풍부했던 황산면 한자리는 모내기 철이 오기 전 3~5월이면 마을 일부 남정네들이 매일 윷놀이와 주막을 드나들며 방탕한 생활을 했다고 한다. 이를 못마땅히 여긴 마을 부녀자들이 ‘새싹회’를 만들어 윷놀이 멍석을 태워버리는 등 마을 지킴이를 자처하고 나섰는데 그때 일어난 다양한 해프닝이 마당놀이 형태의 연극으로 만들어진다. 
해남 49개 마을이 참가 중인 ‘해남, 마을에 문화를 피우다’ 추진 사업에 참여 중인 황산 한자리 진재열(47)씨는 연극을 통해 옛날 화합 넘치던 한자리로의 회귀를 꿈꾸고 있다.
진 씨는 현재 해남읍에서 중국어학원을 운영하면서 고향 한자리를 오가며 문화마을 만들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해남군이 추진하는 ‘해남, 마을에 문화를 피우다’ 에 선정된 마을들은 마을의 역사, 청자이야기, 전통민속 등의 민속자원, 탄소 중립 과제 등 다양한 마을 이야기를 공예, 문학, 음악, 연극 등으로 풀어 낸다. 
이중 진재열씨가 선택한 것은 연극이다.
연극 배경은 70~80년 한자리 풍경이다. 따라서 진씨는 마을 이장님과 부녀회를 만나 의견을 나누고 또 연극에 필요한 요소들을 하나둘 갖춰나가고 있다. 
특히 과거의 일상 속 주민들의 활동 모습을 담아내는 것이 목표이기에 연극은 한자리 부녀회인 ‘새싹회’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사건을 풀어낸다. 
진씨는 “외지인과 노인이 늘면서 활발하게 소통했던 한자리의 모습이 많이 쇠퇴해가고 있다. 이번 연극은 매일매일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았지만 유쾌하고 정이 넘쳤던 과거 한자리의 모습을 조금이나 회상해보고 또 그 과정에서 주민들간 소통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에서 계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연극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는 진씨와 한자리 주민들에게는 큰 도전인 셈이다. 하지만 오랜만에 마을 프로젝트가 진행됨에 따라 이장님을 비롯한 마을부녀회도 벌써부터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단다. 이미 소통은 시작된 것이다. 한자리에서 나고 자란 주민들이 40년을 거슬러 올라가 당시의 왁자지껄했던 고향을 담아낸 연극, 해남군민들이라면 누구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소재임은 분명하다.
진씨와 한자리의 꿈은 이제 막 시작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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