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희심, 동편제 흥보가 완창
12일 해남문화원 2층 공연장

천희심 명창
천희심 명창

 

 해남에서 거주하는 판소리 분야 유일한 대통령상 수상자인 천희심(61) 명창이 오는 12일 오후 2시 해남문화원 2층 공연장에서 동편제 흥보가 완창발표회를 연다.
서편제가 섬세한 기교에 비애가 섞인 계면조가 주를 이룬다면 동편제는 뚝뚝 떨어지는 대마디 장단이 많고 단순 웅장한 게 특징인데 이러한 동편제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기회이다.
이번 천희심 명창의 동편제 흥보가는 조선조 말 명창으로 추앙받았던 송만갑의 소리 전통을 이은 것이다. 
송만갑의 동편제는 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흥보가’ 예능보유자인 강도근이 이었고 강도근은 이를 해남출신 이난초 명창에게 사사했다. 판소리 흥보가로 2020년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흥보가 보유자로 지정된 이난초 명창에게 동편제 흥보가를 사사받은 이가 천희심 명창이다.
따라서 이날 천 명창의 굵고 남성적인 동편제 창법을 들을 수 있다.    
현재 군청 인근에서 천희심 판소리연구소를 운영중인 천 명창은 우리나라 판소리고법 분야 전설적 인물이자 광주시 지정 무형문화재 제11호 판소리고법 예능보유자인 송지면 출신 천대용의 장녀이다. 아버지 천대용은 딸인 천희심을 혹독하리만큼 소리꾼의 길로 인도했다. 그 결과 천 명창은 2000년 40세에 목포 전국국악경연대회에서 꿈에 그리던 대통령상을 받았는데 이때 소리도 동편제 홍보가였다.   
천 명창은 힘이 있으면서도 애절한 대목에선 애절하게 소리를 이끈다. 이러한 소리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판소리가 흥보가이다. 
천희심 명창은 전북도립국악원 상임단원으로 활동하다 2020년 정년퇴직했고 퇴직과 함께 아버지의 흔적이 남아있는 해남에 둥지를 틀었다.
그는 1996년 동편제 흥보가 완창을 시작으로 2000년 흥보가 완창 무대, 2009년에도 동편제 김세종바디 춘향가를 완창해내는 등 꾸준히 발표회를 열어왔다. 
한편 동편제는 섬진강을 중심으로 전라도 동쪽 지역에 있는 남원, 운봉, 구례 등지에서 불리던 소리제로 특별한 기교를 부리지 않아 서편제와 대비된다. 서편제가 슬픈 곡조인 계면이 많고 유연하고 화려하다면, 동편제는 기교가 적고 박자가 빠르며 직선적이다. 쭉쭉 뻗는 우렁찬 소리가 매력이기 때문에 동편제에서는 소리꾼의  성량을 중요하게 여긴다. 따라서 이번 천희심 명창의 동편제 흥보가는 해남에서 듣기 힘든 동편제의 진수를 만날 수 있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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