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람조차 피할 수 없고
과거에 머물러 있는 공간

 해남읍 서림버스정류장과 전주시 스크린도어 버스정류장(사진 아래), 한눈에 봐도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해남읍 서림버스정류장과 전주시 스크린도어 버스정류장(사진 아래), 한눈에 봐도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도로가 확장되고 새로운 건물이 속속 들어서는데 버스정류장은 과거에 머물러 있다.
해남읍 서림버스정류장, 비바람만 피할 수 있는 정도다. 버스 주이용자가 고령층과 학생임을 고려하면 대중교통을 이용하기에는 너무도 열악한 수준이다. 특히 고령의 노인들은 도로의 매연과 미세먼지, 비바람을 그대로 맞으며 버스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
최근 3년 사이 수도권과 대도심에서는 첨단 미래형 버스정류장을 하나둘 선보이고 있다. 단순히 대기 공간이 아닌 미세먼지 안심공간, 폭염·한파 시 대피공간, 공기청정, 냉난방기, 스크린도어, 와이파이, 버스정보시스템이 완비된 정류장이다.
물론 많은 인원이 이용하는 대도시이기에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해남군은 여름철 폭염을 피하기 위해 해남읍 주요 건널목에 그늘막까지 설치하고 있다.   
지역소멸 위기에 처한 해남군, 해남군에 거주하고 있는 군민들의 행복지수를 높여 지역소멸을 늦춰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군민들의 행복지수는 촘촘한 생활환경에서 높여진다.
고도리 버스정류장으로 가보자. 고도리 버스정류장은 폐쇄형과 개방형을 모두 채용하고 있는데 스크린도어는 창고에나 쓰일 법한 플라스틱 재질로 된 수동방식이며 정류장을 확장하면서 여기저기 달아낸 흔적들이 역력하다. 그나마 승객들은 버스 정보시스템과 바람을 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위안을 삼고 있다. 고도리 버스정류장 건너편 버스정류장은 대기인원이 적기에 의자만 덜렁 놓여 있다.
그나마 승객이 많은 서림과 대흥사사거리는 비바람만 피할 수 있을 정도다.
해남읍 서림정류장에서 매일 버스를 타는 한 주민은 “겨울엔 추위에 떨고 여름엔 더워서 죽는다. 그렇다고 버스가 자주 있는 것도 아닌데,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만이라도 편안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대도시 수준의 공간이 아니더라도 여름철 폭염과 겨울철 추위를 녹일 수 있는 공간, 최소한 군민들이 편안하게 버스를 기다릴 수 있는 공간으로 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해남군이 고령의 농촌 주민들을 위해 100원 택시와 1,000원 버스요금을 적용하고 있듯 해남읍과 면단위 공영버스 정류장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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