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전학 거부 빈번
학부모들 풀 방법 없나

 해남을 떠나면 다시는 돌아올 수 없다. 해남지역에 사는 고등학생들의 처지다. 
그동안 특수목적 예체능 계열은 꾸준히 유학생이 발생했고, 최근에는 인문계열도 강진고나 영암고 등 인근 지자체로 진학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그렇게 빠져나간 학생들은 연간 100여명에 달한다. 
문제는 떠난 학생들이 다시 해남지역 고등학교로 돌아오기 힘들다는 데 있다. 지역 내 고등학교 정원이 부족해도 전학생은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김모 학생 학부모는 “중학교 시절 아이들에게 따돌림을 당해 고심 끝에 타 지역 고등학교를 선택했다. 맞벌이다 보니 아이 챙기기가 어려워 다시 해남 전학을 알아봤지만, 특별한 사유가 없는 이상 전학을 불허한다는 소식을 접했다”며 “자퇴를 하던 검정고시를 봐야 하는 극단적 선택만 남았다”고 말했다.
이어 “단지 아이가 건강한 학교생활을 보내길 바라는 마음에서 유학을 선택했을 뿐인데, 단 한 번의 유학에서 오는 패널티가 너무 크다”고 덧붙였다.
지역 내 인문계에서 실업계로의 전학도 쉽지 않다. 기존 학생들 내신성적이 떨어질 것을 우려해서다.
전학 가능 여부는 학교장이 결정권을 가지지만 통상적으로 교사와 학부모회로 구성된 소위원회의 결정에 따른다. 
즉 교사와 학부모회의 충족조건을 모두 만족시켜야 하는데, 전학 희망자가 학업성적이 우수하면 자녀들의 내신이 떨어질 것을 우려한 학부모회의 반대가 크고 성적이 우수하지 못할 경우는 학업 분위기 저해를 이유로 전학을 꺼린다. 
단 전학생이 학교폭력 피해자거나 건강상 이유는 전학이 가능한 경우도 있다.
학교 측은 전학생을 꺼리는 이유는 남겨진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학교측 관계자는 “해마다 학생 수는 줄어드는 데 반대로 해남을 떠나는 학생도 늘고 있다. 전학이 자유로워지면 이러한 현상은 더 가속화될 것이다”며 “단 한 명의 전학생이 학급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크다. 그렇기에 학교는 물론 학생, 학부모 모두 신중하게 접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남겨진 아이들과 돌아오고 싶은 아이들 사이에서 이해관계가 충돌하고 그 피해는 아이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가는 구조인 것이다. 
학습의 기회가 좀 더 폭넓게 보장되는 교육시스템 구축이 절실한 시점이다. 
 

저작권자 © 해남우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