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람조차 피할 수 없고
공공영역으로 바라봐야

면단위 버스터미널은 공공의 영역이란 인식과 함께 시설개선이 절실하다.(산정정류소)
면단위 버스터미널은 공공의 영역이란 인식과 함께 시설개선이 절실하다.(산정정류소)

 

 면단위 버스터미널은 읍단위 버스정류장보다 더욱 열악하다. 
남창시외버스터미널, 완도와 강진, 해남의 길목이다. 남창정류장은 과거 개찰원들이 여럿이었을 정도로 성황했다. 
버스 매표도 바빴지만 작은 가게를 겸하고 있어 잡화 등을 판매하는 일도 분주했지만 지금은 어쩌다 몇 명의 사람들만 앉아있다. 
이용객이 줄었지만 완도교통과 강진교통, 금호고속이 이곳을 경유하고, 해남교통도 지난다. 완도방면과 강진 방면, 광주방면이 주를 이루고 부산방향, 목포방향 고속버스도 경유한다. 
여전히 장날이면 각 마을에서 버스를 타고 온 어르신들이 터미널로 몰려오지만 앉을 자리가 부족해 마트 평상, 인도 바닥에 털썩 주저앉는 어르신들이 많다. 
추운 겨울에도 행여 버스를 놓칠까 바람 피할 곳 없는 곳에서 버스를 기다린다. 
송지 산정정류소, 고속버스와 해남교통이 경유한다. 마트 내 의자 몇개, 물건 진열 평상이 버스 이용객들이 앉을 수 있는 공간이다.  

 

월송 자동차여객터미널
월송 자동차여객터미널

 

 월송에 위치한 월송자동차여객터미널, 사정은 비슷하다. 마트와 터미널을 함께 운영하는데, 주민들이 편히 버스를 기다리기엔 시설이 열악하다. 
의자만 덜렁 있어 비바람을 피하기에 역부족이다. 거의 사라진 매표 수수료로는 이용객들을 위한 시설보수는 엄두도 내지 못한다. 
수도권에는 첨단 미래형 버스정류장이 들어선다는데 면단위 버스정류장은 30년 전 그대로다. 
공기청정, 냉난방기, 스크린도어, 와이파이, 버스정보시스템 등 첨단 시스템이 완비된 미래형 버스정류장이 아닌 그저 비바람을 피할 수 있는 공간마저 없는 것이다.  
해남군은 소상공인들을 위한 다양한 지원정책을 펼치지만 면단위 버스정류장은 개인 소유라는 이유로 지원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면단위 버스정류장의 주 이용객은 노령층과 학생들이다. 가장 취약한 계층이 비바람을 맞으며 버스를 기다리는 것이다. 공공의 개념으로 면단위 버스정류장을 바라봐야 하는 이유이다.
송지면 김모씨는 “버스 이용객의 80~90%가 어르신들인데 버스정류장은 30여년 전 수준에 머물러 있다”며 “지방소멸 자금을 버스정류장 등에 투입해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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