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견 ‘오심이’
양촌저수지 정자 배회

삼산면 평활리 양촌저수지, 오심이는 떠난 가족을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다. 

 

 “우리 가족은 언제 오나요.” 
삼산면 평활리 양촌저수지 정자 주변, 이곳에서 하염없이 가족을 기다린 지 수개월째. 작은 체구에 하얀 털을 가진 유기견 오심이(오심재에서 발견돼 붙여진 이름)는 오늘도 이곳을 배회하며 가족을 기다리고 있다.
오심이가 서 있는 세계는 너무도 작다. 정자 주변 인근 도로변이 전부인 오심이, 이곳에서 주인과 마지막 인사를 나눴을까. 
자신이 버려졌는지도 모른체 가족과 헤어진 그 장소를 떠나질 못한다. 쌩쌩 빠르게 달리는 차 옆으로 망부석처럼 그 자리를 지켜온 오심이를 아는 이들은 꽤 많다. 이곳을 지나는 사람들 눈에 띈지 하루 그리고 또 하루, 오심이의 오심재에서의 생활이 길어질수록 그를 걱정하는 주민들도 늘고 있다. 
오심재로 출퇴근을 하는 한 주민은 “벌써 수개월 동안 도로변에 있는 강아지를 봤다. 걱정된 마음에 유기견보호소에 연락을 해야 할까 고민이 됐다”며 “어떤 사연인지 슬픈 표정으로 그 자리에 그대로 있다”고 말했다. 
또 북평면을 왕래하는 이는 오심재에서 오심이를 매일 발견하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가끔 주민들이 사료를 주기도 하지만, 낯선 사람이 다가오면 오심이는 금방 숨어 버린다.
무슨 일이 있었을까, 어떤 사연이 오심이의 표정을 저렇게 만들었을까. 초점 없는 시선, 떠나려는 희망을 작은 호흡으로 움켜잡으려는 작은 몸짓, 오늘도 그렇게 오심이는 자신을 떠난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하염없이 가족을 기다리는 오심이. 어떻게 해야할까요. 유기견보호소에 보내면 안락사될지 모른다는 생각에 연락을 주저하는 군민도 있다. 
오늘도 오심이는 오지않는 주인을 기다리며 오심재를 배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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