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사는 것이 잘 죽는 것
죽음에 대한 생각도 변화

해남보건소의 웰다잉 교육에 참여한 화산 노인분회 어르신들이 자신의 이름 꾸미기 및 아름다운 꽃을 그렸다.

 

 화산면 노인분회에서 지난 14일 열린 웰다잉 수업에 참여한 어르신들이 80년, 90년 넘게 불렸던 자신의 이름을 알록달록 스티커로 꾸미고 꽃과 나비 등을 주변으로 그려 넣었다. 앞으로의 남은 인생이 꽃길이길 바라며, 그동안 고생한 자신의 이름을 정성스럽게 꽃으로 꾸몄다. 
삶의 모양만큼이나 꽃도 이름도 각양각색이다. 
오명순(90) 어르신은 “꽃이 참 예쁘지요. 학교 졸업하고 그림 그릴 일이 없는디 이렇게 꽃도 그리고 하니 참으로 좋다”고 말했다. 
옆에 앉은 동갑내기 박익수(90) 어르신은 “90년 인생 참 고생했다”며 삶을 회상했다.
마을에서 화가로 통하는 고남진(88) 어르신은 꽃 옆으로 멋스럽게 나비와 개미도 그렸다. 치매도 예방할 겸 이번 웰다잉 교육에 더욱 열성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고남진 어르신은 “지난 인생을 회상하면 자녀들을 키우며 열심히 살았고, 이제 아흔 가까운 나이에 게이트볼하며 이렇게 살다가 죽음을 맞이하면 된다”고 말한다. 
어르신들은 두렵기만 하는 죽음을 이 수업을 통해 담담하고 유쾌하게 이야기한다.
웰다잉 교육은 8주 동안 나의 발자취, 인생 곡선 그리기, 자화상, 이름 꾸미기, 버킷리스트 작성하고 발표하기, 도자기에 다육이 심기, 생각나는 사람에게 마음 전하기, 사랑하는 사람에게 편지 쓰기, 음악에 맞춰 노래하기, 용서하기, 영정사진 찍어보기, 정리할 물건 리스트 쓰기 등 다양한 실습으로 이어진다. 
교육을 통해 주민들은 죽음에 대한 생각을 변화해 나간다. 
해남보건소는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한 ‘웰다잉 교육’을 열고 있다. 
해남에서 웰다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초고령화에 진입한 각 마을에서 웰다잉 교육이 열리고 있다. 해남군보건소는 경로당 대상 ‘찾아가는 웰다잉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읍 남천리, 화산면 노인분회 등 6개소에서 어르신들을 만난다. 
이번 웰다잉 교육의 주제는 ‘잘 사는 것이 잘 죽는 것’이다. 지난 삶을 돌아보고 남은 삶을 잘 살면서 품위 있는 노년, 아름다운 죽음을 준비한다. 
국민웰다잉협회 김민성 강사는 “자신보다 가족을 위해 사셨던 어르신들이 웰다잉 수업에서는 오롯이 자신을 위한 시간을 보내며 정서적 치료의 효과를 얻는다”며 “자신을 찾아가는 프로그램을 통해 인생을 유익하고 행복하게 사는 법, 노년에 품위 있는 삶을 그려가도록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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