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지면 미학리 김관웅씨
땅끝을 노래하다 공모전

37년 넘게 글을 써온 김관웅씨는 해남군이 주최한 ‘땅끝을 노래하다’ 공모전 트로트 부문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해 살맛 나는 일상을 보내고 있다.
37년 넘게 글을 써온 김관웅씨는 해남군이 주최한 ‘땅끝을 노래하다’ 공모전 트로트 부문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해 살맛 나는 일상을 보내고 있다.

 

 라디오와 TV, 신문, 각종 공모전에 숱한 사연의 편지글을 보내온 송지면 미학리 김관웅(67)씨, 그야말로 37년 동안 글을 쓰고 사연을 보내는 시간을 보냈다. 숱하게 보낸 글 중엔 5,000권 당첨도 있었지만 아예 소개되지 않은 일이 부지기수였다.
그런데 해남군에서 주최한 ‘땅끝을 노래하다’ 해남의 노래 작사 공모전에서 트로트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대상 다음으로 큰 상이라 그저 감개무량했고 그동안 숱하게 보낸 편지글에 대한 여한도 없어졌다. 
그 기쁨이 얼마나 컸던지 김관웅씨는 “처음엔 거짓말인 줄 알고. 여러 차례 물어보고 나서야 실감이 났다”고 말했다.
그는 트로트 부문에 ‘사랑, 우정 해남과 함께’라는 제목으로 두륜산과 달마산, 송호리와 송평, 울돌목과 배추, 고구마 등 해남의 다양한 풍경을 가사에 담았다. 
그는 37년 전 취미 삼아 펜을 잡았고 KBS 프로그램, 라디오 방송 등에 사연을 보냈는데 5,000원 당첨이 몇 번, 아예 소개되지 않을 때가 많았다.
2000년도 들어 사랑사랑춘향사랑 편지쓰기 대회에서 방자상 수상, 농민신문의 농민수기에 장려상을 수상했지만 이후 22년간 수많은 도전에서 낙방했다. 비록 낙방의 연속이라고 하지만 그는 글을 쓰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1987년도부터 매일 짤막한 가계부, 일정이 담긴 메모를 남겨왔다. 그렇게 써온 메모가 수 권이다. 
김씨는 주로 가족, 지인, 친구들에게 편지를 보냈는데, 1987년도 처음 쓴 글에 번호를 매겨 동생에게 보냈다. 
오래 전 아내에게 보낸 편지글에는 젊었던 김관웅씨의 진심이 담겨있다. 
“은자씨! 항상 넉넉하지 못한 우리 가정을 위해 밤마다 찬 이슬을 맞으면서 김공장에 나갈 때면 당신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미안한 생각이 들고 하였다오. 그러나 그렇게 큰 빚 없이 살아온 것만으로 걱정과 근심을 줄이는 방법이 아닌가 생각하오.” 
그는 지금까지 쓴 모든 글에 번호를 매기고 있는데, 1988년 88올림픽을 기념해 88번까지 글을 쓰려고 밤낮으로 시상을 고민하곤 했단다.  
오늘날에 이르러 그가 쓴 글은 834번 번호가 매겨졌다.
김관웅씨는 “종이학도 천 개를 접으면 소원이 이뤄진다는데 글 천 개를 쓰면 학처럼 날아가는 기분이지 않을까 싶어 천 개를 목표로 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학리에서 농사를 지으며 마음 한 켠에 작사가의 꿈도 오랫동안 꿔왔다. 
때문에 좋은 시상이 떠오르면 가사를 써 가수를 꿈꾸는 이들에게 편지로 보내주기도 했다. 또 지역에 가수들의 공연이 있을 때면 가사를 종이에 써 전달하려고 했지만, 방법이 없어 아쉬웠다. 하지만 이번 공모전 수상으로 그는 이제야 못다 이룬 꿈을 다 이루게 됐다며 1,000번의 번호를 완성하기 위해 오늘도 펜을 잡는다.
               

저작권자 © 해남우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