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전주에서 구매
해남군 연탄쿠폰 지원

20년 동안 연탄보일러를 사용한 읍 용정리 최미숙씨는 치솟는 연탄값에 이번 보일러를 마지막으로 난방 연료를 바꿀 계획이다. 

 

 해남에서 연탄을 사용하는 가구는 총 35가구, 그러나 전남에선 연탄을 구할 곳이 없다. 연탄공장이 줄줄이 폐업하면서 이젠 연탄을 구매하려면 전주에 주문해야 한다.
해남군은 지난 10월2일 저소득층 난방비 지원을 위해 연탄쿠폰 희망자를 조사했다. 조사 결과 해남군에는 총 35가구가 연탄쿠폰을 신청했다. 
 해남읍에 7가구, 북일 7가구, 북평 5가구, 현산 4가구, 계곡, 마산면이 각각 3가구, 삼산 2가구며 나머지 면은 각 1가구로 집계됐다. 
유일하게 송지면에서만 희망자가 없었다. 해남군은 이들 중 저소득층에게 가구당 47만원의 연탄쿠폰을 지원한다.
 지난 10월25일 연탄을 사용하는 해남읍 용정리 최미숙(58)씨 댁을 찾았다. 최씨는 20년 전 축사를 개조해 가정집으로 꾸미면서 기존 연탄 아궁이를 걷어내고 연탄 보일러시설을 설치했다. 연탄보일러의 장점은 하루종일 집안에 온기가 도는 것. 연탄재는 집 앞 텃밭에 뿌리는데 모래와 같은 연탄재는 배수를 도와 깨 등의 밭작물이 잘 자란단다. 가끔 연탄재를 모아 달라는 지인들의 요청도 있다. 
 최씨도 곧 연탄보일러 사용을 중지 할 예정이다. 20년 전만 해도 연탄값이 저렴해 난방비 걱정이 적었는데 연탄값과 운반비가 크게 오르면서 감당키가 어려워졌다.
최씨는 “지난해 연탄 하나의 값이 800원 선까지 올랐다. 800장을 시켰는데 운반비까지 합해 120만원이 들었다”고 말했다. 
 최씨는 “3구3탄 보일러를 쓰고 있어 아침저녁으로 2번 연탄을 교체하면 하루 18장이 소비된다”며 “하루평균 1만원이 넘는 비용이 난방비로 사용된다”고 말했다. 
이어 “보일러가 고장나면 타 난방 시설로 교체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현재 전남에는 연탄을 생산하는 곳이 없다. 2019년까지만 해도 전남 서남부권 유일의 민간연탄공장이었던 강진연탄이 경영악화로 52년만에 폐업을 했다. 
광주 남구에서 69년째 운영됐던 남선연탄도 올여름 폐업을 신고했고, 그나마 전남에 유일하게 남아있던 화순 화광탄광도 폐광 신청을 하면서 이곳에 남아있는 연탄이 모두 소진되면 문을 닫게 된다. 
 이젠 연탄 사용자들은 전남과 가장 가까운 공장인 전북 전주산업에서 연탄을 구매해야 할 상황이다. 
 한편 연탄은 정부에서 산의 황폐를 막기 위해 나무 채취를 엄격히 금지하면서 1960년대를 정점으로 보급됐고 이는 생활의 혁명이었다. 
농촌에는 70년대에 이르러 보급되기 시작했는데 부엌이나 창고에 연탄이 높다랗게 쌓여있는 것이 당시의 풍경이었고 또 쌓여있는 연탄에서 풍족함을 느꼈다.  
해남에서도 90년대까지만 해도 청소차가 ‘새벽종이 울렸네’, 또는 ‘해남 아가씨’를 크게 틀고 골목골목을 돌며 연탄재를 수거했다. 
 지금의 쓰레기종양제를 버리듯 각 가정에선 청소차의 노래소리가 들리면 연탄재를 버리는 것이 아침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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