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일면 월성부녀회
공예수업, 나들이도

북일 ‘월성부녀회’는 올해 처음 공동체 사업 씨앗단계에 도전해 우수 으뜸마을로 선정됐다.
북일 ‘월성부녀회’는 올해 처음 공동체 사업 씨앗단계에 도전해 우수 으뜸마을로 선정됐다.

 

 “자주 밥 먹고 만나니 정들었어요.”
 북일면 월성마을은 올해 공동체 사업에 참여하면서 살맛 나는 동네가 됐다. 
 해남에서 새롭게 떠오른 공동체인 북일 ‘월성부녀회’는 올해 처음 공동체 사업 씨앗단계에 도전했다. 
 단합이 어려웠던 동네가 으뜸가는 마을이 되기까지 불과 몇 개월이 걸리지 않았다. 변화의 중심에는 채미숙 부녀회장이 있었다.
 동네에서 가장 막내인 채미숙씨는 지난해부터 남편 손동수씨와 이장, 부녀회장을 맡았다. 이전에 청년회장, 이장 등을 오래 맡았었고, 예전부터 공동체 사업을 해보고 싶었지만 애들을 키우느라 엄두가 안 났었다. 
 채미숙 부녀회장은 “우리 동네 형님들이 시골에서 일만 하고 맨날 고생하는데 여가생활을 드리고 싶었다. 밭일만 하는 게 아니라 허리를 펴 재미난 공예도 배우고 나들이도 갔으면 하는 마음에 공동체 사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 바람을 담아 지난 3월 부녀회원들이 봄나들이 꽃구경을 다녀왔고, 4월에는 여자 어르신들을 모시고 순천정원박람회, 여수 케이블카를 다녀왔다. 
 바쁜 일상 틈틈이 천연염색, 라탄공예 등 시골 일상에 즐거움을 찾게 됐다. 처음에는 6~7명이 모이던 부녀회 모임에 점차 재미를 붙인 마을 사람들이 15명까지 모이게 됐다. 
 월성마을 윤정자(79) 어머니는 “젊은 사람들을 따라다니며 정원박람회도 다녀오고 염색도 배웠다. 나이 들었어도 걸음도 잘 걷고 잘 따라다니는데 즐겁고 재밌다”고 말했다. 
 이참에 농번기에는 끼니 챙기기 어려운 농촌생활에 마을 ‘공동급식’을 도전하게 됐다.
 4반까지 있는 월성마을은 각 반마다 당번을 정해 식사를 준비하기로 했다. 일주일에 한 번 부녀회장이 장을 봐놓으면 반별로 돌아가면서 식사준비를 했는데, 매번 주민 20명 이상 나와 공동 급식을 했다. 
 팥죽, 주물럭 등 반마다 맛있는 별미를 준비하기도 하고 서로 맛있게 솜씨를 뽐내기도 했다. 
 채미숙 부녀회장은 “4반까지 쭉 돌아가면서 급식을 해보니 가장 연장자 형님들의 반찬이 제일 맛있었다. 형님들에게 급식 당번을 더 부탁을 했더니 기꺼이 즐겁게 준비를 했고, 자주 밥을 먹다보니 마을 주민들 간에 정이 쌓였다”고 말했다. 
 나들이, 공예수업, 공동급식을 하면서 변한 것은 마을주민들의 얼굴이었다. 
 자주 밥을 먹으며 깔깔깔 웃고, 이야기 나누면서 정이 쌓였다. 급식하는 날이면 주민 80%가 나와 식사를 했다. 
 그만큼 주민 간 관계가 편해졌다는 것이다. 이제는 크고 작은 일만 있으면 마을회관에 모여 푸짐하게 잔치를 벌이는 게 월성마을 일상이 됐다. 
 윤형자(68)씨는 “첫째로 마을이 화합해서 좋고, 살맛 난다. 마을 분위기가 참 좋아졌다”고 말했다. 
 한편 월성마을은 지난 11월7일 ‘2023 마을공동체 어울림 한마당’에서 우수 으뜸마을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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