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경 도예가 첫 개인전
찻사발展 오는 19일까지

박상경 도예가는 난생 처음 하는 개인전에 한때 일본열도를 들끓게 한 정호다완을 내놓았다. 
박상경 도예가는 난생 처음 하는 개인전에 한때 일본열도를 들끓게 한 정호다완을 내놓았다. 

 

 해남에서 처음으로 정호다완(이도다완)이 전시되고 있다.
 삼산면 무선동 한옥마을에서 우인도예를 운영하고 있는 박상경 도예가가 선보이는 정호다완은 ‘찻사발 개인전’이라는 이름으로 문화예술회관에서 오는 19일까지 전시된다.
 고려다완이라고도 불리는 정호다완은 완벽을 넘어선 불완전함이 미다. 유약이 덜 처리된 듯 불완전하고 또 그릇 표면이 터져있어도, 돌 때문에 파여있어도 물이 새지 않는 이상 오히려 그런 점이 매력적인 다완이다. 
 박상경 도예가는 그가 추구하는, 소박하면서도 투박한 도예세계와 맞닫아 있는 정호다완에 한때 매료됐다. 정호다완의 투박한 맛을 살리기 위해 마을 저수지 흙을 그대로 재료로 삼아 다완을 만들었고 또 해남 들녘 흙으로 다완을 빚었다. 그렇게 탄생된 다완은 정교함과는 거리가 먼 불완전하고 거친 맛이다. 그러나 정호다완은 사발의 폭과 높이 등 황금비율이 생명이다.
 따라서 정호다완을 제작할 때는 무게와 높이, 넓이, 굽 높이 등을 정확히 맞춰야 한다. 이렇게 탄생한 정호다완은 굉장히 투박하고 무거울 듯 보이지만 손에 쥐면 편안하고 가벼운 것이 특징이다. 또 색은 주로 비파색을 띤다. 
 박 도예가는 꾸밈없이 당당하고 자유분방한, 그러면서 지극히 서민적인 정호다완을 난생 처음 하는 개인전에 내놓았다. 
 정호다완은 말차를 개어 마시는데 쓰이는 찻잔의 일종으로 널찍한 그릇에 물을 담으면 옹달샘 또는 우물안의 물을 보는 듯한 풍치가 있어 정호다완(井戶茶盌)이라 부른다. 
 정호다완은 임진왜란 때 일본으로 건너가 유행의 정점을 찍었다. 용도가 무엇인지, 재료가 무엇인지 신비감까지 더해져 가장 사랑받는 찻사발로 자리잡았다. 일본은 12세기 중국 송나라로부터 차가 처음 전래됐을 때 중국 혹은 고려에서 수입한 고급자기를 사용했다. 그러나 전국시대에 이르러 사치에 대한 반발로 소박한 것에서 미를 찾는 문화가 유행하게 되고 이에 맞는 것이 조선에서 건너온 찻사발이었다. 따라서 임진왜란 때 일본 장수들이 조선의 도예 장인들을 포로로 잡는데 혈안이 된 것도 정호다완 때문이었다.
 오는 19일까지 전시되는 박상경 도예가의 찻사발전에선 한때 일본열도를 들끓게 했던 정호다완의 진미를 만날 수 있다.
 박 도예가는 황산면 병온리 출신으로 여수수산대에서 무선통신을 전공했다. 그러다 도자기에 매료돼 원주에 있던 도자기학교를 다녔고 1998년 삼산면 무선동 한옥마을에 우인도예를 차렸다. 어리석은 사람의 도예라는 의미의 이름처럼 그는 소박하지만 호방한, 자유분방한 도예를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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