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 성분 유막 곳곳서 발견
땅끝마을엔 기름 냄새 진동

지난 11월20일 완도 어룡도 인근에서 5,000t급 모래운반선이 좌초되면서 인근 땅끝마을과 송호리 일대가 비상에 걸렸다. 

 

 전남 완도에서 무인도와 충돌한 화물선에서 유출된 기름이 송지면 송호리 양식장까지 밀려와 어민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지난 11월20일 오전 5시경 완도군 어룡도 인근 바다에서 5,000t급 모래운반선 A호가 경남 진해로 항해하던 중 무인도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여파로 A호가 침수된 뒤 우현으로 선체가 기울었고 완도해경은 경비함정 9척·연안구조정·구조대 등을 현장에 급파해 승선원 13명(한국인 10명·인도네시아인 3명)을 모두 구조, 경비함정에 옮겨 태웠다. 
A호에는 벙커C유 90t, 경유 30t, 윤활유 2,000ℓ가 실려 있어 전복 직후 주변 바다에 기름 등이 섞인 오염수가 유출됐고 이에 완도해경은 목포·여수해경 방제정과 항공대와 함께 주변 바다에서 방제 작업을 벌이는 동시에 선미 고정작업을 끝내고 선수 고정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사고가 발생한 시점부터 해남 땅끝어촌계와 송호어촌계 등 20여명의 어민들도 방제작업에 합류해 양식장에 기름이 유입되지 않도록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고 발생 3일 후인 지난 11월23일, 송호리에 들어서자 비릿한 기름 냄새가 풍겨왔다.
육지방향으로 바람이 바뀌면서 해무에 엉킨 유증기가 송호해변과 땅끝관광지까지 밀려온 것이다. 여기에 일부 해역에서는 기름성분으로 보이는 유막까지 출현하고 있다. 해경이 특공대를 투입해 배 밑부분의 파손 부위를 수리하고 오일펜스를 설치하는 등 2차 피해 예방에 나섰지만 해류를 따라 일부 기름이 유출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송호리 전복 200칸 규모 가두리 양식장 등 2곳에서 기름유입에 따른 피해가 접수된 상태다. 
해남군은 샘플을 채취해 보험검증회사에 성분을 의뢰한 결과 무인도와 출동한 A호에서 유출된 것이 맞지만 기름 원액이 아닌 엷은 유막 형태로 피해를 인정받기는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
어민 송모 씨는 “현재 송호리 일대에 출현한 기름의 양이나 상태로 보아 전복이 자라는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앞으로 추가 피해가 있는지 경과를 지켜보며 방제 활동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완도해경은 선사·보험회사 등과 협의를 거쳐 유류 인양·이적 작업을 검토하고 있으며, 수습을 마치는 대로 선장 등에게 자세한 사고 경위를 확인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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