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 공중전화·우체통
관광시설물로 전환

연말이면 더욱 손길을 탔던 우체통과 공중전화가 추억 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구 광주은행 사거리 인근)
연말이면 더욱 손길을 탔던 우체통과 공중전화가 추억 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구 광주은행 사거리 인근)

 

 오랫동안 손길이 닿았던 공중전화와 우체통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는 가운데 해남에는 공중전화는 61개소, 우체통 18개소가 아직까지 남아 있다. 
2000년까지 전국에 15만대까지 늘었던 공중전화 이제 3만여 대 정도만 남았고 해남은 학교와 병원, 터미널 등을 제외하면 찾아보기 힘들다.
휴대전화 보급률 99%의 통신 강국인 대한민국에서 공중전화 통화요금이 3분에 70원이라는 걸 아는 이들도 드물다. 한때 무선호출기 일명 ‘삐삐’로 공중전화 전성기도 있었다. 그러나 이젠 공중전화가 어디에 있는지 관심조차도 없다.
그런데도 공중전화는 사라지지 않는다. 자연재해와 재난 등 무선통신이 끊기는 상황을 대비하기 위함도 있지만, 전기통신사업법에 공중전화는 주민들의 기본적인 필수 서비스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복지제공이라는 취지에서 수익이 나지 않아도 서비스를 종료할 수가 없다.
최근 해남군의 조사에 따르면 해남에 남아있는 공중전화는 3년 사이 20대가 줄어 61대가 전부다. 이중 해남읍에 28곳이 몰려 있고, 우리종합병원이 있는 옥천면에 6곳, 황산고 입구, 삼산우체국, 두륜산도립공원관리소, 현산초, 현산 월송 버스정류소, 북일 우체국, 북평 남창 휴게소, 송지 땅끝 대합실 등에 남아있다. 통신업체에서도 설치 건을 줄여나가면서 기존 부스를 다른 용도로 활용하는 방법을 모색 중이다. 
공중전화와 마찬가지로 첨단기기에 밀려 점차 사라지는 것이 우체통이다. 해남에 남아있는 우체통은 18곳이다. 
전국의 우체통은 2005년 3만개에서 지난해 말 기준 8,619개로 3/4가량이 줄었다. 정보 통신의 발달로 편지를 쓰는 것은 이젠 옛말, 그나마 방송국에 보내던 엽서도 이메일이 대신한 지 오래다. 우체통의 철거 기준은 3달간 등기 엽서 등 누적 우편물이 10건을 넘기지 못할 경우로 정하고 있다. 즉 우편물이 10일에 1건 정도여도 우체통이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또 지갑이나 신분증 등의 중요 분실물 수거함 역할을 대행한 시절도 있었지만 이마저도 SNS나 중고거래 앱을 이용하는 빈도수가 높아지면서 우체통은 점점 더 설 자리를 잃고 있다. 그나마 느림의 미학과 특정 장소가 주는 추억 등을 상기시키는 관광사물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땅끝에도 땅끝이와 희망이 마스코트 사이에 느린 우체통이 있다. 엽서를 보내면 6개월 혹은 1년 후 배달되는데 잊을만 하면 누군가에게 편지가 도착하는 방식이다. 
또 사라지는 추세를 이겨내고 최근에 새로 설치된 우체통도 있다. 지난해 남도광역추모공원에는 고인에 대한 그리움을 편지로 보내는 ‘하늘나라 우체통’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한울원과 봉안당 2개소에 설치된 우체통에 모인 편지는 일정기간이 지나면 책자 등으로 발간해 추모의 마음을 함께 나눈다.            

저작권자 © 해남우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