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산면 옥연마을
용샘, 옥용으로 치장

하늘이 내린 물인 황산면 옥연마을 옥매수가 옥용으로 치장 후 모든 이들에게 개방됐다.
하늘이 내린 물인 황산면 옥연마을 옥매수가 옥용으로 치장 후 모든 이들에게 개방됐다.

 

 조선시대 우수영으로 발령받은 수사들이 반드시 찾아 마셨다는 용매수. 황산 옥매산 12골 골짜기 중 용샘골에서 나오는 이 물은 용의 기운이 서려서인지, 한번 맛을 보면 다시 찾지 않고서는 견디기 힘든 용하디 용한 물이었단다. 
어찌나 물맛이 좋은지 동네 사람들은 그동안 큰 소문 내지 않고 즐겨 마셨는데, 그러한 용매수가 위용 넘치는 옥용으로 치장한 후 소문의 한 가운데에 섰다. 
황산면 옥연마을 주민들이 2024년 용의 해를 앞두고 용샘을 옥으로 만든 용으로 만들어 개방한 것이다. 이 물을 마시면 없던 소원도 이뤄지고 모든 병이 개안하게 낳는다는, 동네사람들만 쉬쉬 알던 전설도 개방했다.  
여름에는 시원한 물줄기, 겨울에는 모락모락 김이 났던 용샘은 조선시대에도 입소문이, 그것도 큰 입소문이 났는데 어느날 우수영으로 발령받았던 어느 수사도 이 물맛을 봤다. 그런데 딱 한 번 맛본 물맛인데, 어찌나 맛이 좋던지 또 먹고 싶은 마음에 밤잠도 설칠 정도였다. 
참다 못 한 수사, 병사에게 이르길 옥매산 용샘의 물을 떠 오란다. 
때는 찌는 삼복더위, 우수영에서 황산 옥매산까지 10여km를 걸어야 하고 또 옥매산 골짜기까지 등정해야 하는 여정. “에라 모르겠다. 물은 다 똑같은 물이지”라며 우수영에서 가까운 어느 우물물을 길어다 수사에게 바쳤다. 
물맛을 본 수사, 밤잠까지 설치게 한 그 맛은 결코 아니었다. “그래 용샘 부근 살구나무에 살구는 잘 익고 있더냐” 묻는다. 이에 병사, “예 너무 탐스럽게 잘 익고 있어서 저도 하나 따 먹었는데요” 한다. 
있지도 않은 살구나무 열매까지 따 먹었다는 병사의 능청스러운 답변에 수사가 또 이르길 “길러온 물의 무게를 잴 테니 저울을 가져오너라”한다. 
이에 뭔가 잘못됐다고 느낀 병사 그때야 잘못했다고 빈다. 용샘의 물은 불순물이 적어 밀도가 높고 미네랄이 풍부해 일반 물보다 무겁다고 한다. 그리하여 사람들은 하늘이 내린 물이라 하여 용천수가 불렀다.
옥매산은 알루미늄 원료인 명반석을 채취했던 곳이다. 명반석이 섞인 물은 이끼가 끼지 않고 물이 맑기로 소문났고 물이 부드러워 머리를 감을 때 린스 역할을 할 정도였다. 이에 옥매산 인근 옥연, 옥동, 신정마을은 용샘의 물을 길어다 먹었다. 그러다 김종필 총리 시절 옥매산 아래에 물탱크를 짓고 물탱크 물을 마을로 연결해 마을사람들 모두 이 물을 식수와 생활수로 사용하도록 했다. 
2000년대에 들어서는 광역상수도가 각 가정집으로 연결되면서 용샘에서 나오는 옥매수는 옥연마을회관 입구와 경로당 입구 2곳에만 남아있다. 그래도 용샘의 물은 대대손손 물려줘야 할 마을의 자원이기에 옥연마을 청년들은 매년 정기적으로 옥매수 물탱크를 청소하고 관리한다. 
그리고 이 용한 물을 함께 공유하고자 주민들이 나섰다. 옥연마을 주민들은 주민주도형 관광콘텐츠 공모사업에 응모에 이 사업을 추진, 지난 12월11일 작지만 큰 울림의 개소식까지 진행했다. 
용샘의 물은 옥매산에서 내려온 물이라 해서 옥매수, 또는 하늘이 내린 물이라 해서 용천수라 부른다.
옥연마을은 1970년대 옥공예로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탔던 동네다. 지금도 옥연마을에서 옥공예를 잇고 있는 화신공예 김육남 명인이 멋진 옥용을 제작했다.
한편 황산 옥연마을은 전남형 청년마을 만들기 공모에 선정돼 옥과 관련된 다양한 사업이 진행 중이다. 사업의 이름은 눙눙길, 이 사업을 이끌고 있는 해남군 청년기업 ㈜마고(대표 김지영)는 눙눙길 사업을 협력해서 추진하자는 첫 사업으로 이날 마을 주민들과 함께 마을잔치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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