읍내지구대 허영진 순경
보이스피싱 교육에 활용

읍내지구대 허영진 순경이 읍 평동마을회관에서 마술을 보여주고 있다. 
 

 

 해남경찰서 읍내지구대(지구대장 권성호) 허영진(30) 순경의 가방엔 볼펜과 천, 고무줄, 동전이 들어 있다. 
지난 12월13일 해남읍 관동마을 노인정, 허영진 순경이 가방 속 물건을 꺼낸 후 갑자기 마술을 시연한다. 노인정에 모여있던 어르신들, 이쁘게 생긴 순경이 마을까지 와서 마술을 보여주니 ‘뭔 일이다냐’ 표정. 그러면서도 마술을 즐긴다.
올해 9월 목포경찰서에서 해남지구대로 발령받은 허영진 순경은 농촌근무가 처음이다. 해남지구대 선배 경찰들과 정성치안을 위해 각 마을을 돌면서 접한 것이 보이스피싱 피해였다. 또 어르신들 대부분이 자신들도 그러한 피해를 입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컸다.
이에 허 순경은 농촌에 맞는, 어르신들에게 맞는 정성치안은 무엇일까를 고민했다. 고민 끝에 나온 것이 마술이었다. 2개월간 유튜브를 통해 기초 마술을 터득했다. 입문한지 얼마되지 않아 마술쇼라고까진 붙일 수 없지만 그래도 용기를 내 마술기구들을 들고 관동마을 회관을 찾은 것이다.
그가 마술을 택한 것은 마술도 보이스피싱도 모두 사람을 속인다는 데서 착안했다. 또 농촌마을 어르신들과 친근감을 높이면 정성치안 활동 효과도 높일 수 있다는 이유였다.
그는 열심히 마술을 보여주며 보이스피싱을 설명한다. 잠깐만 눈이 팔려도, 마술에 속듯 잠깐만 정신이 팔려도 보이스피싱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것을 누누이 강조한다.
처음 도전한 마술교육, 긴장이 됐지만 교육 효과는 너무도 좋았다. 
할머니들은 경로당에서 무료하게 보내는데 경찰이 마술도 보여주고 한다며 교육이 너무 재미있단다. 보이스피싱 피해 내용도, 속임수도 속속 새겨진다며 다시 와줄 것을 간곡히 부탁한다. 
첫 수업의 효과가 높자 허영진 순경은 다음날 12월14일 해남읍 평동마을 회관을 찾았다. 그리고 이곳에서도 최선을 다해 마술을 시연했다. 
평동마을 어르신들은 “참 경찰이 별거 다하요. 고생이 많소”라며 보이스피싱 피해예방에 촉각을 세우겠다고 말한다.   
허영진 순경은 어르신들의 반응이 좋고 교육효과도 커 난이도가 좀 더 높은 마술도 연마할 계획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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