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지 산정 박귀심 사장
40년 동안 산정 지켜

송지 면소재지 산정리에는 박귀심씨가 40년 넘게 명맥을 이어온 신발옷가게가 있다. 
 

 

 해남에서 눈에 띄게 사라지는 것 중 하나가 브랜드가 아닌 서민들이 이용하는 옷가게, 신발가게다. 면단위에선 이미 옷가게와 신발가게가 대부분 사라졌다.  
해남 13개 면 중 가장 많은 인구가 살고 있는 송지면, 면소재지 산정리에서 40년 넘게 옷가게를 해온 박귀심(76)씨도 세월의 변화에 속수무책이다. 
장날이면 간신히 매출이 10만원, 평일은 물건 하나 팔리지 않고 지나가는 날이 많다. 그래도 새벽 5시40분이면 어김없이 가게 문을 여는데, 송지 산정에서 가장 일찍 문을 여는 가게로도 알려져 있다. 오후 8시에 가게 문을 닫는다. 
박귀심씨는 지금은 물건이 안 팔려 밥값도 못하고 있지만, 가게 덕분에 자식들 모두 키우고 결혼까지 시켰다.  
1983년부터 장사를 시작한 박귀심 사장은 벌써 40년 넘게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초창기에는 간판 없이 산정 매일시장에서 옷가게를 했고 사람들은 이곳을 ‘매일시장 옷가게’라 불렀다. 10년 전 지금의 자리로 가게를 이전하면서 손주들의 이름을 따 ‘연서연주네 신발옷가게’라 이름 지었다. 
이곳은 주로 작업복, 몸빼, 평상복, 외출복 등 다양한 의류를 취급한다. 바닷일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작업복도 방수, 방한복을 팔고 있다. 
매장 벽면에는 수 십 벌의 옷이 빼곡히 걸려 있고 행거에도 층층이 주인을 기다리는 옷들이 있다. 신발도 작업화, 등산화, 장화, 슬리퍼, 외출화 등 수십 가지 종류다. 
박귀심 사장은 매달 한 번씩 아들과 물건을 하러 서울로 향한다. 40년 동안 지켜온 그의 철칙은 내 눈으로 물건 품질을 검수하는 것이다. 그리고 가져온 물건은 원가에 딱 정해진 마진을 붙여 저렴하게 판매한다. 가격이 저렴하다 보니, 이 가게에서는 흥정하는 손님이 없다. 
박귀심씨는 “한평생 자식들 키우려니 이 시장에서 열심히 살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열심히 살다 보니 인생이 어느덧 80을 바라보게 됐다”고 말했다. 
송지면에서 신발과 옷을 파는 유일한 가게. 박귀심씨는 80세를 넘어 90세까지 이 가게를 운영하는 게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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