읍 이약방, 옥천 흥아약방
화원면 서산약방만 명맥

약방이 사라지는 지금, 40여년 전에 문을 연 이약방은 군민들의 추억의 공간이 됐다. 
약방이 사라지는 지금, 40여년 전에 문을 연 이약방은 군민들의 추억의 공간이 됐다. 

 

 몇 년전까지만 해도 해남약방, 민생약방 등 추억의 약방들이 해남읍에 위치해 있었고 각 면단위에도 한 개의 약방들이 반드시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해남읍에 이약방, 옥천면에 흥아약방, 화원면에 서산약방만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약국이 없던 시절, 감기에 걸리거나 설사가 나거나 몸이 아프면 찾았던 약방, 당시는 의약 공백을 메꾸기 위해 약국이 없는 곳엔 약방이 있었다. 약방은 약사가 아닌 약업사 시험에 합격한 이들이 운영했고 국가가 아닌 시도지사가 자격증을 부여했다. 약업사 시험에 합격한 이들은 약국이 없는 면단위 또는 읍 외곽지역에 약방을 차릴 수 있었다.
해남읍 삼성빌딩 앞에 자리한 이약방은 365일 문이 열려 있다. 특히 주말이면 대부분 약국이 문을 닫지만 이곳만은 열려 있기에 감기약이나 소화제를 구입하려는 이들이 찾곤 한다. 또 대부분 약국이 병원 인근에 위치해 있기에 약방 앞을 오가는 길손이나 인근 주민들이 간단한 의약품을 구입하려 이곳을 찾는다. 
이약방을 운영하는 이덕주(90) 약업사는 고려병원에 근무하면서 약업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고려병원은 해남최초 병원으로 해남초대 제헌국회의원이자 독립운동 유공자였던 故송봉해가 일제강점기 때 해남읍 남동리에 설립한 병원이다. 이곳에서 일하며 약업사 자격증을 취득한 이덕주씨는 1975년 해남읍 복평리에 약방을 차렸다. 
그리고 인구 이동이 많은 지금의 삼성생명빌딩 자리에 위치했던 해남읍사무소 앞 건물로 이주했고, 1985년 소도읍가꾸기 사업 때 지금의 건물로 자리를 옮겼다. 당시는 무약촌 지역에만 약방 설립이 가능했지만 같은 읍면 단위에선 이전이 자유로웠다.
40년 동안 이약방이라는 이름으로 해남읍 한켠을 지켰던 약방, 특히 의료공백기에는 해남의 의료를 책임졌던 이약방은 이젠 해남사람들의 추억의 장소가 됐다. 
이약방 앞을 지나 해남동초를 다녔던 이들은 어른이 돼 고향을 찾았을 때 여전히 변함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며 반가워하고 주말이면 약국을 찾아 헤매던 이들은 문을 열어줘서 고맙다는 말을 전한다.
지금은 비록 간단한 의약품을 취급하지만 해남민의 추억이 가득한 공간, 길에서 바라보는 이약방의 간판만 봐도 정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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