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서초등학교 금붕어동산에 일본인이 세운 비가 있다.
비의 제목은 ‘대한민국 어린이 헌장’이다.
일본에는 일제강점기 해남에서 태어나고 자란 이들의 모임이 있는데 ‘해남회’이다. 해남회 회원들은 대한민국이 해방되자 일본으로 철수한 자녀들의 모임이다. 이들은 자신들이 태어나고 자란 해남을 이후에도 여러번 찾았고 해남사람들과도 오랫동안 교류했다.

이러한 교류로 2011년 일본에 큰 지진이 났을 때 해남군번영회가 일본 해남회에 성금 140만원을 전달한 바 있다. 이에 일본 해남회 회장은 회원들 중 피해를 입은 이가 없어 성금을 일본 적십자사에 보냈다는 감사의 글을 해남군번영회에 보내왔다. 
해남서초 어린이 헌장 비는 1979년 6월25일에 건립됐는데 일본 해남회 회원인 다니구치 세지씨(谷口 節治氏)의 성금으로 건립했다는 문구가 적혀있다.

일제강점기 해남읍 중심지엔 해남동초와 해남서초가 있었다. 1911년 개교한 해남동초는 조선인 아이들이 다닌 학교였고 1925년 대정(大町) 공립소학교로 인가된 해남서초는 일본인 자녀들이 다닌 학교였다. 이같은 인연으로 2009년 해남서초 역사관 건립에 해남회 회원들이 자료수집에 도움을 주기도 했다. 

‘대한민국 어린이 헌장’ 비에는 전문 및 본문 9개 항이 적혀있고 전문내용은 “어린이는 나라와 겨레의 앞날을 이어 나갈 새사람이므로 그들의 몸과 마음을 귀히 여겨 옳고 아름답고 씩씩하게 자라도록 힘써야 한다”는 내용이다.

어린이 헌정은 1957년 5월5일 제35회 어린이날을 기해 당시 내무부·법무부·문교부·보건사회부 등 4부의 장관 명의로 공식 발표, 제정됐다.
해남서초 ‘대한민국 어린이 헌장’ 글씨는 장전 하남호가 썼다.

진도 출신인 장전 하남호는 소전 손재형의 소전체를 계승한 인물이다. 그는 스승의 전서체‧예서체를 바탕으로 자신만의 독특한 서예세계를 개척했다. 진도읍에는 그가 개관한 남진미술관이 있다. 장전은 예서체로 국전 연 4회 특선한 인물로 전서와 예서체에 뛰어났다. 그는 한번도 개인전을 연 바 없지만 그의 작품은 전국에 걸쳐 있고 땅끝마을 비석과 땅끝탑의 글씨도 그의 서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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