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근로자 덕에 명맥
북평면 동해리 ‘동해상회’

 농촌마을 작은 점방에도 동남아 식품이 진열돼 있다. 북평면 동해리 ‘동해상회’, 마을 도롯가에 있는 시골점방이지만 진열된 물건도, 가게를 찾는 손님도 글로벌하다. 
몇 년 전 가게를 찾는 손님이 뚝 끊기면서 가게 폐업을 고민했지만, 농촌 외국인 근로자들이 찾기 시작하면서 그 덕에 숨을 쉬고 있다. 
기존에는 내국인을 대상으로 맥주, 소주, 막걸리, 담배, 과자, 음료수, 아이스크림 등 여느 점방에서나 볼 수 있는 제품을 취급했지만 5년 전부터 품목이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맞춰졌다.

북평면 동해리 ‘동해상회’는 시골점방이지만 진열된 물건도, 가게를 찾는 손님도 글로벌하다. 
북평면 동해리 ‘동해상회’는 시골점방이지만 진열된 물건도, 가게를 찾는 손님도 글로벌하다. 

 

 10평 남짓한 이 가게 진열대에는 30%가 동남아 제품이다. 동남아 소스, 액젓, 코코넛밀크, 절인 죽순, 태국 라면, 쌀국수면, 태국 음료수, 태국 과자, 라임주스 등이 진열돼 있다. 
그동안 외국인 근로자들이 필요한 물건을 사진으로 찍어 보여주면 이를 물류업체 대리점에 보내달라는 식으로 물건을 조금씩 늘려갔다.

 현재 이곳 점방을 찾는 손님들은 80%가 외국인 근로자, 20%가 내국인이다. 
이곳을 이용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은 태국, 베트남, 중국, 러시아 등 국적이 다양하다.
5년 전부터 다양한 외국인 손님을 받아온 심미정(51) 사장은 국가별로 소비성향도 다르다고 이야기했다. 
심미정 사장은 “태국인은 먹는 것에 아끼지 않아 소비가 큰 편이다. 중국과 베트남, 러시아 근로자는 꼼꼼히 가격을 따지고 꼭 필요한 것만 간단히 구입하는 편이다”고 말했다. 

 

 

 심 사장은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안쓰러움이 많다. 고단한 타국생활을 술로 달래는 이들이 많아 건강이 걱정되기도 한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해남은 외국인 근로자가 없으면 더 이상 농사가 힘들어졌다며, 꼭 필요한 존재라고 덧붙였다. 
26년 동안 가게를 운영해온 그는 이곳 점방 운영을 앞으로 5년, 길게는 10년을 바라본다.

 물건 수급이 어려워 언젠가 가게 운영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동안 점방에 물건을 공급해주는 물류업체 대리점들이 다수 문을 닫으면서, 다양한 품목의 물건을 취급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심 사장은 “매주 물건을 받고 있지만 대리점이 줄고, 취급할 수 있는 품목이 줄면서 대형마트와는 경쟁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26년째 이곳 동해상회를 운영하고 있는 심 사장은 청결 유지를 원칙으로 삼으며, 동절기에는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반까지 점방을 열고 있다.

동해상회 : 해남군 북평면 백도로 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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