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자/해남우리신문 편집인
박영자/해남우리신문 편집인

 

 정치에서 존재감의 상실은 치명적이다. 특히 존재감 상실은 정치 인생의 끝을 의미한다.
손학규, 보건복지부 장관과 경기도지사, 3번에 걸친 대선 후보 도전, 두 번에 걸친 당 대표 등 정말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다. 그는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 시절 이
명박과 박근혜에 밀리자 민주당 전신인 민주통합신당으로 진영을 옮긴다. 이곳에서도 대선후보 경선에서 정동영에 이어 문재인에게 각각 밀리자 이후 국민의당에 입당해 제19대 대선 경선에 나서지만 안철수에게 또 밀렸다. 
이인제, 최연소 노동부장관에 이어 6선 국회의원, 민선 1기 경기도지사를 지냈다. 그의 당적도 화려하다. 통일민주당, 민주자유당, 새천년 민주당, 자유선진당, 새누리당, 미래통합당, 지금은 국민의힘이다.
그도 한때 민주당 내 유력 대권 주자였다. 그런데 난데없이 나타난 노무현의 노풍으로 경선에서 패했다.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 대표, 국민의당 창당에 이어 제19대 대선 후보, 바른정당과 통합 그리고 국민의힘 가입 등 그도 화려한 갈지자 행보를 보였다.  
이들 모두 우리나라 최고 엘리트 집단인 서울대 출신이고 대선 후보에 거론될 만큼 중량감 있는 정치인이었다. 그러나 어느덧 존재감 없는 인물로 전락했다. 이유는 갈지자 행보로 인해 신뢰를 상실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진 이낙연, 그도 서울대 출신이고 국회의원 5선에 이어 전남도지사. 국무총리, 민주당 대선 경선후보였다. 지금은 민주당을 탈당, 새로운 미래를 창당했다. 
제22대 총선을 앞두고 신당바람이 한창이다. 개혁신당 이준석을 제외하곤 모두 민주당 출신들이다. 대표적 인물이 광주 서구을 국회의원인 양향자의 한국의 희망, 제20대 민주당 의원이었던 금태섭의 새로운 선택, 최근 민주당을 탈당한 김종민·조응천·정태근의 미래대연합, 이낙연의 새로운 미래이다.

 이준석의 개혁신당과 양향자의 한국의 희망은 통합을 결정했다. 
이들 신당 중 가장 어설픈 당이 이낙연의 새로운 미래이다. 그는 국익과 실용을 중심에 둔 포용적 중도개혁주의를 견지하겠다고 밝혔다. 검찰독재 앞에, 내가 쏘아야 할 화살이 어디를 향해야 하는가가 분명한 전선에서 중도개혁이라니. 
또 개혁신당의 이준석과 김종민·조응천·정태근의 미래대연합으로부터 호남 출마 종용을 받고 있다. 통합에 앞서 호남의 민심을 얻어오라는 것이다. 국민의당 시절처럼 호남의 민심을 얻으면 신당통합에 무게가 실리고 통합의 크기도 결정된다는 의미이다. 

 그런데 호남의 민심이 움직일 기미가 없다. 이낙연 계로 꼽혔던 호남 국회의원들도 꼼짝을 하지 않는다. 이러한 호남 민심을 알아서인지 그는 불출마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타 신당과 통합할 때 그의 몸값은 없다. 물론 지금도 몸값은 없다. 그의 몸값을 올려주는 것은 보수언론뿐이다. 
정치인들이 자신의 출구를 찾기 위해 진보와 보수를 널뛰기 하는 경우를 참 많이 봐왔다.  

 특히 호남은 이미 국민의당을 창당시킨 혹독한 경험을 했고 그것을 주도했던 안철수의 행보를 지긋지긋하게 봐 왔다.
보수든 진보든 한 자리를 굳건히 지킨 이들은 그래도 설 자리가 있다. 또 존재감도 있다. 그러나 갈지자 행보를 보인 정치인의 말로는 설 자리도 존재감도 사라진다. 그 같은 간단한 진리를 선배 정치인들을 통해 수 없이 봐왔을텐데 참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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