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면 청룡리
청룡의 해, 마을책 발간

                   청룡의 해, 옥천면 청룡마을의 책 「흰 연꽃 물고 청룡이 나르샤」가 발간됐다. 
                   청룡의 해, 옥천면 청룡마을의 책 「흰 연꽃 물고 청룡이 나르샤」가 발간됐다. 

 

 청룡의 해, 옥천면 청룡리에서 마을 책「흰 연꽃 물고 청룡이 나르샤」를 발간했다. 
옥천문화공동체(대표 이은정)는 지역문화활력촉진사업으로 마을 이야기 자원 발굴을 위해 책을 펴냈다. 
도서출판 오지다(대표 서관순)에서 맡아 청룡리 주민들과 여러 차례 집단, 개인 인터뷰가 이뤄졌고 마을에서 전해오는 이야기가 모였다. 여느 책에서도 만날 수 없는 청룡리의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담겼다.
흰 연꽃 마을로 알려진 청룡리. 책에는 마을에 어떤 이유로 청룡저수지에 흰 연꽃이 심겨졌는지 옛이야기가 자세히 나온다. 

 청룡리로 시집온 정순길 어머니가 1954년경에 친정인 강진 논정마을에서 연꽃 세 뿌리를 가져온 것이 시작이었다. 수영하며 노는 아이들 등쌀에 두 뿌리는 죽고 한 뿌리가 살아남아 오늘의 백련 저수지가 됐다. 
저수지가 깊어 뿌리 내리기까지 애를 먹기도 했지만 불행인지 다행인지 저수지 위쪽 산을 개간해 쓸려온 황토가 저수지로 유입되며 백련 성장에 도움이 됐단다.
윤영례(79) 어머니는 “연방죽에는 큰 고동이 많아 찬거리를 마련하기 좋았어. 애기들 주먹만 한 고동을 한 번에 5~6개씩 잡었당께”라며 말을 덧붙였다. 

 또 ‘무소유’로 유명한 법정 스님이 청룡마을에 여러 차례 방문했으며 유독 이곳에 대한 애정이 깊었던 사연도 소개하고 있다. 
1996년 강원도에 머물던 법정 스님은 미황사 주지였던 금강 스님을 통해 백련 소식을 접하고 한달음에 달려와 백련의 자태와 향기에 취했고 몇 차례 더 다녀갔다.
청룡저수지는 주민들이 가꾸고 관리한 곳인데 농어촌공사가 백련 채취권을 판매하며 마을 주민들과 갈등을 겪기도 했다.
마을 뒷산인 원경산 언저리에 자리한 ‘송장바위’와 80여개 구멍이 뚫린 고인돌 유적지 이야기도 흥미롭다. 일렬로 늘어선 고인돌 다섯 기가 마치 상여 매고 장지로 향하는 상여꾼들 같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 송장 바위다. 
1970년대 이곳에서 밭을 일구다 고려청자 3점을 발굴하기도 했고 전남대 사학과 학생들이 유적답사를 오기도 했다고 한다. 

 또 별도로 떨어진 고인돌 1기에는 80여 개가 넘는 크고 작은 구멍들이 인위적으로 뚫려있어 상상력을 자극하고 있다.   
이곳을 놀이터 삼아 어린 시절을 보낸 류규택(60)씨는 “10명 넘게 고인돌에 앉아서 구멍도 파고 구멍에 물을 넣으며 놀았다. 가치가 있는 곳이라고 생각은 했지만 어느 누구도 관심을 안 갖는 것 같아 아쉽다”며 체계적인 연구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피력했다.

 이밖에도 이 책에는 청룡리 마을을 중심으로 살았던 재미난 사람들 이야기가 여럿 담겨 있다. 
‘옥천 사람은 송장도 무겁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기름진 ‘구러시 논’에서 농사지으며 목에 힘깨나 주고 살았던 청룡리 사람들 이야기는 웃음 짓게 한다. 
해남군에서 유일하게 바다와 접하지 않은 탓에 옥천면 사람들은 갯것을 사려면 바닷가 동네로 가야 했다. 이밖에도 나환자들과 함께 살았던 이야기, 땔나무 하러 갔던 이야기, 원경산 헬기장으로 마을 나들이 갔던 이야기 등이 실려있다. 

 이 책을 기획한 이은정 대표는 “청룡리 이야기는 군지나 면지 등 여러 책에 담겨 있지만 내용이 대동소이하다. 이번 마을 책 작업은 기록하지 않으면 잊힐 이야기를 마을 분들을 통해 찾아냈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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