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교육청, 학교운영위 입장 듣겠다
학교운영위 결정이 문제해결 키

 갑질·욕설 파문으로 징계를 받은 교장에 대한 후폭풍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학교운영위원회의 역할이 중요하게 대두됐다. 문제가 일어난 H고 교장의 경우 공모제여서 학교운영위원회와 전남교육청이 인사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H고 B교장은 교사들에게 반복적인 갑질과 언행으로 전남도교육청로부터 2개월 감봉과 12개월 승급 제한 조치를 받았다. 
또 해당 학교 교사 중 이직이 가능한 최대 범위인 40%의 교사가 학교를 옮긴 상태다. 기한 만료 이유도 있지만 교장과의 갈등이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교사들의 급격한 변화는 학교 운영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학부모회 관계자는 “개학이 코앞으로 다가왔는데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 9개 반 중 2명의 교사만 참여할 정도로 학교 정상화가 늦어지고 있고 경험이 많고 학교에 애착이 컸던 교사들도 많이 떠났다. 또 교장과의 갈등이 해결되지 않은 교사도 상당수 남아 있어 학부모들의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신학기가 다가왔음에도 문제해결의 기미가 없자 해당 고등학교 일부 교사와 학부모들은 전라남도교육청 앞에서 대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도 열었고 전남도교육청은 임용권자 직권으로 인사위원회를 거쳐 교장직을 해제할 수 있으나 문제가 된 교장은 공모제로 채용된 경우라 학교운영위원회 심의 결과를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사태가 여기에 이르자 학교운영위원회의 역할이 어느 때 보다 중요하게 대두됐다. 전남도 교육감과 학교운영위원회 만이 교장의 거처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학교운영위원회는 학교장의 일방적인 전횡과 독주를 막기 위해 지역위원, 교사위원, 학부모위원들로 구성된 기구다. 하지만 그 의미가 퇴색해 학교 행정에 호의적인 사람 또는 학교에 관심 없이 명단만 등록하는 등 학교장의 거수기로 전락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H고 또한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지만 학교운영위원회의 역할은 미비했다. 
H고 운영위원회 위원장은 “학교운영위원회에서 객관성을 바탕으로 화합을 최우선으로 움직여 왔다. 어른들의 문제로 그 어떤 아이에게도 피해가 발생해선 안 된다는 생각에서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계속해서 문제가 발생하면서 그 심각성을 잘 알고 있다. 학부모들의 의견이 모이는 데로 운영위원회에서도 신속하고 심도 있게 논의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의 의견이 모아지면 운영위원회 차원에서 입장을 표명하겠다고 하지만 문제는 운영위원회 임기가 2월에 마감된다는 점이다. 그 전에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새로운 운영위원회 구성 등으로 H고 문제는 또 다시 미뤄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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