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두미원영농조합법인 대표
김연아/두미원영농조합법인 대표

 

 배고픈 시절 큰 양푼에 밥과 나물 그리고 고추장을 넣고 비비다가 참기름 몇 방울 떨어뜨려 여러 명이 함께 먹었던 추억.
반찬을 만들 때 감칠맛을 내는 간장, 된장, 고추장 등 전통장류는 우리 민족의 중요한 단백질 공급원이며 현대에 이르러서는 대표 슬로우푸드로 건강 지킴이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편리성, 기능성 및 안전성을 보장하는 식품에 대한 소비 욕구가 증가하고 전통음식에 가격 및 건강적인 면에서 경쟁력이 있는 K푸드에 대한 관심도가 증가하고 있다. 
해남에서 만든 전통장류는 황토땅에 해풍을 맞고 자란 콩으로 메주를 만들어 1년 이상 발효숙성시켜 감칠맛이 나는 대표 양념류이다. 
조선 시대에는 간장 담그는 일은 집안의 중요 행사였으며 날을 정해 장을 담궜다. 시기는 음력 1월에서 3월초 사이였으며 장 담그기 좋은 날은 손 없는 날 또는 말날이라 했다. 
병인일(丙寅日), 정묘일(丁卯日), 입동일(立冬日) 등에서 골라 여인들은 장을 담그기 3일 전부터 불경스러운 일을 피하고, 외출도 안 되고, 개를 꾸짖는 것도 금하고, 한지로 입을 막고 장을 담궜다고 한다.
조선시대에 산가요록(山家要錄)에 의하면 간장은 주로 큰 항아리에 메주, 소금물을 넣어 여름철 햇볕에 쬐어 발효시키는 방법으로 제조해 독특한 맛과 향으로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았다. 지금의 남도에서 배가 볼록나온 항아리에 담는 방식과 비슷했다.
선조들은 날씨가 추워지면서 서리가 내리고 눈이 내리면 콩으로 메주를 띄워 1년간 먹을 장을 약 50일에서 60일 정도 담궜다가 간장과 된장으로 분리해 6개월에서 일년 이상 발효되면 먹을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 
메주를 베이스로 만드는 간장, 된장, 고추장은 식탁 위 일등 공신이었다.
한국인 입맛을 자극하는 발효식품인 해남 전통장류는 맛과 영양을 다잡은 건강한 다이어트 식품이다.
메주는 노란색(백태) 콩을 이용해 발효시키면 영양성분의 효과가 몇 배로 커지며 장운동을 촉진해 다이어트 중 겪기 쉬운 변비 예방을 돕고, 메주콩에는 이소플라본과 레시틴 성분이 많아 갱년기 여성에게도 효과 좋은 음식이라 할 수 있다.
장류는 한국의 매운맛에 익숙지 않은 타 인종, 유럽인들에게까지 인기 있는 식품으로 꼽힌다. 
우리나라 전통장류산업 발전과 전통장류 소상공인을 위해 제언한다.
첫째, 중앙부처, 지자체는 기업들이 자체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점에 대해 상당한 시간과 예산 지원이 되도록 온-오프라인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
둘째, 대학, 연구기관에서는 장류에 새로운 원료 또는 소재를 투입해 제조하는 위생관리 연구개발에 집중, 성장동력을 강화해야 한다.
셋째, 소비자 선호 및 새로운 용도 개발과 안전성 문제 해결, 수요를 담은 소비 트렌드에 부응하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넷째, 전통장류 산업의 우수성을 세계적으로 알리기 위해서는 장류의 건강기능성과 안전성을 확보해 학교급식 외식산업 기업구내식당 수출 확대에 이바지해야 한다.
다섯째, 전통장류 생산자는 안전하고 맛있는 장류 생산을 위해 국내산 콩과 소금을 사용하고 숙성 및 발효 기간을 맞춰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에서는 장류가 건강과 연관되는 발효식품으로 가치가 높아지고 있으므로 미래 소비 세대에 대한 전통식품의 고유 식문화로서의 가치 제고를 위해 품질 인증과 우수성을 지속적으로 홍보해 소비가 촉진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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