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면 내송마을회관
대대로 이어온 전통주

산이면 내송마을 여성들은 농한기엔 회관에 모여 단술을 빚어 먹으며 겨울을 난다. 
산이면 내송마을 여성들은 농한기엔 회관에 모여 단술을 빚어 먹으며 겨울을 난다. 

 

 겨울이면 술 익는 마을이 있다. 
찬밥만 남으면 생수와 누룩을 넣고 단술을 빚어 나누는 마을, 산이면 내송마을이다. 시어머니가 하던 그대로 따라 해 먹던 것이 어느새 마을 아낙네들의 전통이 됐고 또 단술 때문에 웃고 단합하는 마을이 됐다. 
산이면 내송마을회관은 언제나 왁자지껄이다. 농한기면 보통 15명이 모여 단술을 빚어 나눈다.
주민들은 매일 낮 12시와 오후 3시엔 어김없이 회관에서 점심과 새참을 먹는다. 
이중 재미로 먹는다는 새참에는 부침개며 동그랑땡, 떡갈비, 통닭, 오뎅, 국수, 돼지껍데기 등 누가 무얼 먹고 싶다고 하면 바로 모여 그 음식을 만들고 나눈다. 
또 새참 때 곁들이는 별미가 있는데 직접 담근 단술이다. 
단술은 식혜에 가까운 단맛으로 도수는 1도, 아무리 먹어도 취하지 않는다. 
내송마을회관에서는 찬밥만 남으면 생수와 누룩을 넣고 여기에 감미로 단맛을 추가한 단술을 만든다. 단술은 3일만 지나면 완성되는데, 밥알이 위로 둥둥 뜨면 알맞게 익었다는 뜻이다.  

 회관에서 단술 담당이라는 김태심(65)씨는 “겨우내 단술을 담그는데 다들 평소에 술은 먹지 않지만 직접 담가 먹는 단술은 재미로 한두 잔씩 먹는다. 3일마다 단술을 만들고 노니 농한기면 술만 수십 번은 담근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늘 즐겁게 그 흔한 화투, 삼봉은 치지 않고도 웃을 일이 많다.
내송마을 주민들은 생일상도 함께 차려 먹고, 타지로 출타하고 올 때면 항상 서로를 챙긴다. 오랫동안 우애를 지켜온 그들의 방식이다.
며칠 전 제주도 여행을 다녀온 김태심씨는 유명하다는 가게에서 오메기떡을 사와 주민들과 나눴다.
소문난 마을 사랑꾼으로는 마을주민 민정임(81)씨가 있다. 민씨는 마을 사람들이 좋아서 매달 10~20만원씩 마을에 희사를 한다. 나이든 노인들에게 항시 잘해준 것에 감사해 뭐라도 사먹으라며 희사금을 건넨다.
8년 전 이 마을로 귀촌한 신영순(73) 부녀회장은 내송리는 인심 좋고 살기 좋은 마을이다고 자랑한다. 또 마을이 깨끗하고, 부유해 여유를 즐기며 잘 먹고 잘 노는 동네란다. 신 부녀회장은 동네를 자랑하는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마을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싶단다.
신영순 부녀회장은 “우리 동네를 전국에 알려 마을 빈집 7~8가구가 주민들로 모두 채워지길 바란다. 살기 좋은 우리 동네에서 함께 살자”고 말했다.
한편 내송마을은 40가구 주민 55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대부분 쌀, 배추, 고추, 양파 등의 농사를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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