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자/해남우리신문 편집인
박영자/해남우리신문 편집인

 

 국회의원에게 있어 공천과 지역구는 사유재산일까. 
10년이 넘도록 그토록 목소리 높이며 비판했던, 빨간색 점퍼도 서슴없이 갈아입고 탈당도 불사한다. 그 자리가 자신의 사적영역일까. 
그들의 항명 앞에 국민의힘은 때아닌 이삭도 줍는다. 어느 구름에 소나기 내릴지 모르듯, 물 들어올 때 노를 저어야 하듯 들어온 이삭은 일단 넣고 본다.  
정치는 이념과 소신의 영역이다. 내가 어떤 이념과 철학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국가정책도 국회 활동도 그 안에서 펼쳐진다. 
따라서 아무리 내가 속한 당이 나를 배신했다고 해도 전혀 다른 이념과 철학을 선택한다는 건, 나를 배신한 당의 문제가 아니라 자신의 이념과 철학의 결핍 문제다. 
이념과 철학의 널뛰기 행위는 돌아올 수 없는 루비콘강을 건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루비콘강을 건넌 순간 항명의 정당성은 상실된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다선 중진의원 대부분이 살아났기에 경선 잡음이 상대적으로 낮지만 집권여당은 본래 경선에서 탈락해도 갈 곳이 많기에 항명의 소리가 낮다
그에 비해 야당은 언제가 항명 소리가 큰 법이다. 
그렇더라도 세상은 상대방이 아닌 나의 인격으로 살 때 끝이 아름답다. 옆집 개가 짖는다고 함께 짖으면 자신 또한 무엇이 되겠는가. 
초선보다 3~4선들의 항명의 소리가 더 크다. 국회의원에게 얼마나 많은 권한과 특권이 주어지기에, 소신보단 배지를 선택하는 길을 가면서도 대국민 기자회견을 거리낌 없이 하고. 또 국민 운운하는 그 모습이 매우 거북스럽다. 
정치란 셈법이 복잡하고 각자의 입맛에 맞게 해석하는 경향이 다른 영역보다 몹시 강하다. 그러나 국민이 보는 정치 셈법은 매우 간략하고 명쾌하다. 
자신의 소신과 철학에 맞는 후보를 선택하는 것이다. 그러기에 철학과 소신 없이 루비콘강을 넘나드는 정치인에게 마음의 표를 쉽게 던지지 않는다. 
지난 3월4일 이낙연 전 대표의 광주 기자회견을 봤다. 그는 지금의 민주당은 김대중, 노무현의 정신이 상실됐고 또 공천파동에서 그것을 여실히 보여줬다고 했다. 
이러한 민주당 권력의 횡포는 처음이고 이러한 횡포 때문에 이번 총선도, 정권교체도, 정권심판도, 견제도 어렵다고 했다. 
광주전남 현역 국회의원 모두를 탈락시키고 싹을 자른다면 호남의 큰 정치인을 키울 수 없다며 광주시민의 힘으로 우리의 정치인을 키워야 한다고도 했다. 
그러나 이낙연 대표가 새로운미래를 창당한 명분이 아무리 구구절절해도 지금 호남을 관통하는 것은 너무도 명쾌하다. 역행한 시대를, 민주주의를 다시 되돌려야 한다는 시대정신이다. 
민주당의 경선에서 현역들이 탈락하는 것도 공천의 문제를 넘어 시대정신의 반영이다. 
180석의 의석을 줬는데도 무얼했느냐고 책임을 묻는 것이고 시대 정신을 이끌 인물을 선택하겠다는 것이다.   
이낙연과 달리 호남과 아무런 연고도 없는 조국혁신당의 지지율이 호남에서 심상찮은 것도 이를 반증한다.      
선거 때만 되면 나오는 숱한 주장들. 그 자리가 당신의 자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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