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쭉제 행사 때 400여개 연 띄워


목포 유달산 아래서 연을 띄었던 소년, 하늘 높이 연을 날리며 꿈을 키웠던 소년이 64세의 장년이 돼서도 연을 날린다.
이재송(64・계곡면 사정리)씨. 농사일을 하다가도 시간만 나면 들녘에서 연을 띄우는 그, 동네사람들도 덩달아 동심의 미소를 짓는다.  
그에게 있어 연은 동심이자 인간사이다. 연을 날리는 순간은 유달산을 누볐던 초등 개구쟁이가 된다. 항상 드넓은 하늘만을 바라보는 연 날리기, 마음도 밝아진다. 연과 함께한 세월, 얼굴에 세월의 흔적이 새겨져 있을지라도 표정만큼은 소년이다.  
연은 우리네 삶을 너무도 닮아있단다. 어떤 연은 하늘 위로만 오르고 어떤 연은 좌우로, 어떤 연은 상하로 날기 때문이다.
그의 연은 하늘에서 각종 재주를 부린다. 단순히 하늘 높이 나는 연이 아니라 오만가지 재주를 부리며 난다. 그가 어떻게 만들어 주느냐에 따라 연들은 하늘에서 자신만의 공연을 펼친다.
또한 그의 오묘한 손놀림이 연들의 공연을 더욱 화려하게 만든다. 자신이 만든 연들이 하늘에서 화려한 몸짓을 할 때 그는 성취감을 느낀다. 자신으로부터 생명력을 부여받은 연들의 재주를 보는 재미,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단다.
시간만 나면 연을 만들고 날리는 이 씨, 그가 일을 냈다. 지난 14일 열린 철쭉제 때 450미터 길이의 줄연을 비롯해 300미터, 180미터 줄연이 가학산 입구를 장식했다. 줄연을 만들기 위해 들어간 가오리연 개수만 400여개. 지난해 가을부터 만들기 시작한 연이다. 하루 열심히 만들어야 고작 10여 개를 만들 수 있는 연을 밤을 새면서까지 만들었다. 가로세로 2m 30cm 크기의 가오리연도 이날 띄웠다. 철쭉제를 홍보하는 현수막을 달고서.  
연과 사랑에 빠지지 않았다면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는 하늘을 나는 연에 해남사랑을 표현한다. 명량대첩을 승리로 이끈 이순신 장군과 공룡 캐릭터가 그려진 연을 날린다.
삶의 일부가 돼 버린 연, 이 씨는 우리지역 유일하게 다양한 연을 만들 수 있을 뿐 아니라 하늘에서 마음껏 재주를 부리는 연을 띄울 수 있는 이다.
그는 초대 민선군수 때 처음 열린 연날리기 대회서 연 날리기를 선보였다. 그리고 지난해 명량대첩제 때에 대형 연을 울돌목에 띄웠고 올해 어린이날 때도 이순신장군 신호연과 대형작품 연을 선보였다. 취미삼아 만들고 띄우는 연을 통해 그는 우리의 전통문화를 잇고 있는 것이다. 그의 꿈은 소박하다. 오는 7월부터 해남문화원에서 열리는 연 만들기 교실을 통해 우리 연을 보급하고 싶고 많은 아이들이 연을 통해 꿈을 키우길 바라는 것이다.
창공을 나는 연, 그의 연은 오늘도 계곡면 하늘을 난다.      
                                박영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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