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여 야생화, 새뿔석위에 애정
아무리 지쳐도 그 생명력에 힘 얻어


문내면 우수영 남외리 최순화(56)씨 집 정원에는 100여종 400여분의 분재와 화초가 가득하다. 온통 집안이 야생화 천국이다. 정원을 넘어 옥상으로 올라가는 계단에도 온통 새뿔석위와 고사리류다.
5년간 들꽃사랑회(회장 최순화)를 조직해 야생화를 보존하고 있는 최순화 씨가 야생화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남편을 통해서였다. 당시 수석을 좋아했던 남편이 무늬종 야생화로 관심을 옮기면서 최 씨도 자연스럽게 야생화를 가까이 하게 됐다. 처음에는 희귀한 무늬종에만 관심을 갖기 시작했는데, 차츰 우리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지금은 자생하고 있는 모든 우리 식물이 관심의 대상이다.
최 씨가 특히 좋아하는 것은 새뿔석위이다. 새뿔석위는 양치식물에 속하며 겨울에 강하다. 흔히 요술쟁이라고 표현하는데 겨울이면 잎이 오므라졌다가 봄이 되면 다시 펴진다. 겨우내 물을 주지 않아도 될 만큼 강인한 식물로 관리가 편하다. 밟아도 뿌리를 내리는 잡초를 닮아 민중과 친근한 풀이란다. 최 씨는 온실의 화초는 조금만 관리가 소홀해도 쉽게 죽어버리지만 강인한 생명력을 가진 야생화는 보면 볼수록 귄(매력)이 있는 꽃이라고 말한다.
최 씨의 정원에서 한창 꽃을 피워내고 있는 것은 인동, 으아리, 매발톱, 금낭화, 철쭉 등이다. 최 씨는 지금은 철쭉이 가장 예쁠 때라고 말한다.
야생화는 비교적 꽃잎이 작다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으아리는 꽃이 시원스럽게 커 원예종으로도 각광을 받을만한 품종이다. 자생하는 대부분의 으아리는 흰색이지만 이 곳의 으아리는 자주색으로 특이하다.
한 무리의 꽃이 폈다 지면 뒤를 이어 늦게 피는 꽃들이 피어나 최 씨의 정원은 겨울을 빼고 내내 꽃이 지지 않는다. 한 계절의 꽃이 시들고 나면 밭에 심어둔 여름꽃, 가을꽃을 차례로 분에 올려 정원에 배치한다. 야생화는 꽃이 적어 눈에 잘 띄지 않지만 최 씨의 정원에 들어서면 고운 자태를 볼 수 있고 은은한 향기를 맡을 수 있다.  
6농가가 모여 만든 들꽃사랑회는 회원들끼리 한 달에 한 번씩 정기적인 모임을 갖고 우리꽃에 대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으며 재배 기술과 희귀한 꽃에 대한 정보도 교환한다. 들꽃사랑회는 우항리공룡박물관에 지난 10일부터 6월 9일까지 한 달 동안 야생화를 전시하고 있다. 최 씨는 야생화는 특히 햇빛을 받아야 건강하게 자라는데, 전시장을 다녀온 나무들은 몸살을 하게 마련이라 특별히 관리에 들어가야 하며, 덜 보대끼게 하기 위해서는 자주 바꿔줘야 한다고 말한다.  
새로운 야생화가 있다는 말을 들으면 한달음에 달려간다는 들꽃사랑회 회원들은 가을꽃을 전시하자는 제안을 받아놓은 상태로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 씨는 밖에서 돌아올 때면 반갑게 맞이해주는 야생화가 사랑스럽기 그지없다. 작지만 가녀린 꽃대에 강인한 생명력을 감추고 겨우내 숨죽이고 있다가 봄이면 일제히 피어나는 그 생명력에 자신도 이입이 돼 다시 활력을 찾는 것 같단다.
                                 박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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