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환 군수가 취임1년을 맞았다. 이와 관련해 해남군은 박 군수 취임 1년의 가장 큰 성과로 청렴문화에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 군수는 취임과 동시에 전임 군수들의 구속과 잦은 보궐선거로 인한 불명예를 씻어내는 것이 해남군이 풀어야할 과제임을 표방했다. 이를 위해 박 군수는 군 조직개편을 통해 군 단위 지자체로서는 최초로 감사담당관을 신설하고, 부패 삼진아웃제 강화, 공직감찰 활동을 강화하는 등 깨끗한 문화 확산에 주력했다.
공직사회의 청렴에 대한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우리사회가 풀어야 할 과제인데다 우리는 청렴이 기본이 되는 사회에서 살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부정부패 척결을 하겠다는 잦은 외침은 결국 공직사회가 부정과 타락으로 점철됐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으로 내비쳐진다. 또한 해남군이 공직자들에게 청렴에 대한 갖가지 요구와 시책을 들고 나오는 것을 보면 그동안 해남군이 안았던 불명예가 지도급이 아닌 전 공직사회가 만들어냈고 그 책임을 모두가 안아야 한다는 느낌마저 들게 한다.  
미국 뉴욕 변두리는 한때 범죄가 성행한 도시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저분하기 짝이 없는 골목길을 정비하며 산뜻한 도시 이미지를 갖춰 나갔다. 당연히 범죄율이 낮아졌다. 범죄율을 낮추기 위한 캠페인보다, 법을 강화하는 것 보다 주변 환경을 정비한 것이 주효했다는 의미이다.
현재 해남군은 청렴도를 높이기 위해 전 공직자 사이버 청렴교육 이수, 청렴도 자가진단, 청렴준수 개인명함 제작, 면정알림이 시책 운영, 주간 청렴서약 서명제 등 다양한 시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시책이 청렴도를 높여낼 수 있을까. 5공 때나 또는 이명박 정부가 즐겨 쓰는 방식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가. 책상 앞에 청렴준수를 위한 개인 명함을 놓고 근무한다? 주간 청렴서약 서명제를 운영한다? 20세기를 살고 있는 그것도 해남군 최고의 엘리트 집단이라는 공직사회에서 이러한 행위를 한다는 것 자체가 정말로 웃기는 일이다. 이렇게 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공직사회가 부패됐다고 고백하는 것일까. 좀 더 성숙한 방법은 없는가 하는 것이다. 나온 김에 확실히 더 말해보자. 부패란 위에서 하는 것이다. 그러한 문화가 농축됐을 때 하위직도 따라서 하게 된다. 전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청렴 청렴하기 전에 윗사람들만 모여서 결의하는 편이 훨씬 더 솔직하고 공무원들도 군민도 감동받게 된다.
어느 집단이든 문제점은 다 안고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문제점을 자꾸 도출시키고 그것을 해결하겠다는 잦은 캠페인 성 정책은 비생산적일 수 있다. 또한 조직을 냉각시킬 수 있다.
잦은 규제와 캠페인은 믿음이 부족한 데서 나온다. 진정성은 어느 조직에서나 통한다.  
현재 공직자들이 박 군수에게 가장 원하는 것은 상호 소통이다. 자유롭게 토론하고 자신이 업무를 소신껏 밝힐 수 있는 군정운영을 원하고 있다. 소통이 막힌 상태에서 아무리 청렴을 외치고 갖은 제도를 만든다고 해서 청렴한 문화가 정착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조직의 최고 책임자가 직원을 믿지 않는다면 직원이 책임자를 믿고 따른다는 것 자체도 어불성설이다.
현재 해남 공직사회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상호 소통이다. 소통을 하면서 일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져야 한다. 청렴한 공무원은 공직자로서 그만큼 자존감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존감이란 자신의 업무에서 나온다. 일이 주는 성취감, 성취감이 높아질수록 공직사회는 일하는 분위기가 되고 자존감도 커지게 된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 감히 부패한 길을 걷겠는가. 빈대 잡겠다고 초간삼간 태우는 어리석은 우는 범하지 말자. 빈대만 죽으면 좋지만 그 속에 살고 있는 무수한 건강한 생명체들도 함께 죽게 된다.
행정을 좀 더 크게 보고 큰 틀에서 군정을 논해야 한다. 그 속에서 문제점을 찾아 해결해 나가야 한다. 문제점을 전면에 도출시키는 조직은 냉각되고 상호 불신만 키운다. 가능성을 보고 그 가능성을 향하는 조직은 훨씬 능률적이고 활기차다.
이왕 청렴 캠페인을 하려 한다면 용어 선택을 고려하자. 부정부패 척결이라는 단어보다는 공무원들의 자존감을 높이는 문구 얼마든지 있지 않는가. 부정적인 언어는 사람의 마음을 병들게 한다. 긍정적인 언어, 가능성이 담긴 용어는 마음의 문마저 열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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