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소리체험


옷깃이 여며진다. 골짜기 골짜기로 울려 퍼지는 범종소리는 일순 마음을 울리며 우리를 청정의 세계로 이끈다.
오후 6시부터 7시까지 진행되는 대흥사 예불시간은 불교예술을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이다. 그 어느 곳에서도 느낄 수 없는 소리가 주는 느낌과 감동, 자연과 소리와의 화합을 통해 내면의 나를 들여다보고 싶다면 대흥사예불시간을 권하고 싶다. 특히 여름방학을 맞아 가족들과 함께 찾으면 좋은 소리체험을 할 수 있고 불교 사물에 대한 이해도 높일 수 있다.
대흥사 예불은 오후 6시 법고를 치는 것부터 시작된다. 3명의 스님이 돌아가면서 치는 법고는 소리도 동작도 장관이다. 법고는 짐승을 비롯해 땅에 사는 중생을 깨우치기 위해 불교사물 중 제일 먼저 친다. 두 개의 북채로 마음심(心)을 그리면서 두드리는 스님들의 모습이 경건하게 다가온다. 웅장한 법고에 이어 잉어모양을 한 목어를 두드리는데 이는 물속에 사는 중생을 제도하기 위해서다. 이어 공중을 날아다니는 새들과 허공을 떠도는 영혼을 천도하는 운판을 치고 가장 장엄한 소리를 내는 범종을 친다.
법고와 목어, 운판, 범종은 불교사물로 매일 오후 6시 불교의식으로 진행된다. 사물을 두드리는 의식이 끝나면 대웅보전에서 예불이 시작된다. 목탁소리에 맞춘 스님들의 독송도 또 하나의 소리 체험이다.  
                                   박영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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