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가 낡은 시대를 이겼다. 상식과 원칙이 이겼다. 오늘 우리는 새로운 시대를 선택했다.
박원순 서울시장 당선자의 말이다.
그의 말을 뒤로하더라도 우린 밤을 지새우며 서울의 개표현황을 지켜봤고 결과에 흥분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우리가 관심을 갖는 것은 그가 시민후보라는 것과 범야권이 뭉친 점, 특히 민주당이 무소속 출마를 밝힌 시민후보를 끌어안으며 대대적으로 지원했다는 점이다. 서울시장 보선은 총선ㆍ대선의 전초전 성격을 띠고 있다는 사실을 누구나 안다. 정치권에 대한 불신과 새로운 정치에 대한 민심의 분출이라는 것도 안다.
이번 민주당이 보여준 대승적인 자세를 내년 총선에서도 기대한다. 특히 민주당은 호남인들에 대한 사죄의 의미에서도 내년 총선에서 변화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호남지역의 정치 후진성과 지자체의 더딘 발전에는 민주당이 중심에 있다. 호남에선 말뚝도 민주당이면 당선된다는 말이 있다. 사실이다. 이러한 정치지형은 영호남이라는 지역구도가 만들었다. 그 지형을 누가 만들었든 간에 민주당은 지역구도에 편승했고 그 결과 호남에서 무척이나 많은 득을 봤다.
선거 때마다 해남은 인물 부재를 한탄했다. 민주당이라는 벽에 막혀 새로운 인물 배출이 어려웠고 이는 인물이 없는 고장이라는 말로 귀결되고 말았다.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관심 있게 바라본 것도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이 취해야할 자세 때문이다. 흔히들 정치를 정당정치라고 말한다. 그러나 우리의 정당정치가 영호남이라는 지역구도가 아닌 정당정치라면 당연이 이에 수긍한다.
아쉽게도 우리의 정치는 그렇지 못하다. 이러한 지역구도에서 비롯된 정당정치의 벽을 내년 총선에서는 벗어나야 한다.
이번 서울시장에서 보여줬듯 민주당은 내년 총선에서 시민후보와의 연합과 새로운 인물을 배출시켜야 한다. 내년 총선은 여야의 대결이 더욱 뜨거워질 것이다. 대선이 코앞에 있기 때문에 영호남 유권자들의 지지정당 대결도 뚜렷한 각을 보일 것이다. 이럴수록 민주당은 기존의 벽을 스스로 넘어서야 한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민주당은 스스로 변했다기 보단 변화를 요구하는 시민들에 의해 그같은 길을 선택했을 뿐이다.
분권시대 지자체장의 힘과 역할은 크다. 누가 지자체장이 되느냐에 따라 지역의 변화가 확연히 달라진다. 특히 해남처럼 작은 농촌지역은 지자체장의 능력이 무척이나 큰 영향을 미친다. 국회의원의 활동보단 지자체장의 활동이 피부로 와 닿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가 내년 총선에 관심을 갖는 것도 당선된 국회의원이 지자체장과 도의원, 군의원의 후보결정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에선 흔히 국회의원이 군수와 도의원, 군의원 후보만 잘 내도 큰 점수를 얻는다는 말을 한다. 그만큼 풀뿌리 선거의 중요성을 일컫는 말이다.
내년 총선을 향한 후보들의 발걸음이 바쁘다. 특히 서울시장 선거에 쏠렸던 유권자들의 관심이 이젠 내년 총선으로 향할 것이다.
민주당은 구태의연한 기존의 공천방식을 과감히 벗어 던져야 한다. 호남은 이래도 저래도 민주당이라는 사고도 버려야 한다. 민주당이 호남과 해남에서 인물 공동화 현상을 일으킨 만큼 이젠 능력있는 참신한 인물들을 대거 배출하고 시민단체와의 연대 등을 통해 호남에 새로운 정치지형을 만들어야 한다. 이것이 호남이 살 길이다. 해남이 살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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