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 망친다
김치가공공장 설립 반대

“80먹은 노인들이에요. 갯벌 파서 1년에 3000만원 소득을 보는 곳입니다. 우리가 어디 가서 1년에 3000만원을 벌겠습니까? 김치 공장이 들어서면 민물이 섞인 그 폐수로 갯벌은 그냥 죽을 수밖에 없어요.”
(주)산내들농산이 화산면 관동리에 291평 규모로 건립 중인 김치가공공장에 대한 주민 반발이 커지고 있다.
성수기 기준으로 하루 5톤의 완성김치를 생산할 예정인 (주)산내들농산의 김치가공공장이 주민들의 거센 항의에 부딪힌 것이다.
김치가공공장이 들어설 곳은 굴, 꼬막, 낙지, 맛조개, 게, 짱뚱이 등이 서식하는 화산 관동 뒷바닷가다.
따라서 주민들은 김치가공공장에서 배추를 씻고 버리는 폐수에는 민물이 섞여 있어 갯벌의 염도를 떨어뜨리기 때문에 이후 어패류가 전혀 살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주민들은 환경영향평가를 받고 이를 기준으로 피해가 발생했을 때 갯벌을 그대로 복원하겠다면 김치가공공장 건립에 찬성하겠다고 업체 측에 요구했다.
이에 업체 측은 총 36억짜리 공사 중 2억700만원을 들여 5단계 과정의 폐수정화 설비를 갖출 예정이라며 주민들이 걱정하는 만큼의 오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폐수도 직접 갯벌로 흘려보내는 것이 아니라 관을 이용해 해수가 있는 곳에 방류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업체 측은 절임 과정에서 소금물을 쓰기 때문에 김치 폐수는 민물이 아닌 염수라며 공장을 100% 가동했을 때는 1일 49톤의 폐수가 발생하지만 11월에서 이듬해 2월까지 4개월간이 성수기이므로 그 때 외에는 큰 피해는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해수 쪽으로 폐수를 방류한다 해도 다시 갯벌로 밀려들 것이며, 김양식장에 피해를 줄 것이 확실하다고 반발했다. 주민 172명은 반대 서명에 참여한 상태이다.
현재 김치공장은 기초 공사가 거의 마무리 된 상태로 30%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주민들의 항의에 작업이 중단됐고 해남군의 중재에 의해 레미콘 작업은 재개됐지만 설 연휴 때는 공사를 중단하기로 했다.
또한 2월 3일 경 관동리 마을회관에서 주민 설명회를 열기로 했다.
업체 측 관계자는 대화로 최대한 주민들을 설득해 나가겠다며, 주민복지, 마을 연로자나 어려운 가정을 중심으로 김치공장에 취업을 시키고 귀농하는 향우들에게도 일자리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박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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