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부카와는 일본의 야마구치현에 속한 인구 120명이 사는 비교적 작은 산간 마을이다. 이 마을이 속한 야마구치현은 총 면적의 67%가 산으로 이루어져 광활한 농지를 보유하고 있는 해남에 비하면 지리적인 조건이 열악하기 그지없는 곳이다.
그러나 이런 자연적인 조건을 극복하고 시부카와를 잘 사는 마을로 만든 사람들이 있다.‘잘 사는 마을 만들기’모임이 주인공들인데, 이들은 여성들이 주체가 돼 지역사회를 이끌어 가고 있다. 한마디로 아줌마 파워를 보여주는 이들은 관 주도가 아닌 철저히 민간 주도의 자립형 사업을 펼치고 있었다.
이들은 10년 동안 개인별로 매년 1만원씩을 모아 회관을 건립했는데, 이전에는 회원들의 집을 돌아가면서 회의 장소로 사용했다. 순수 자립의지에 의해 만들어진 자생단체이기에 소속감이 강하고 생명력 또한 길 수 밖에 없다고 한다.
이들은 인적 자원에서부터 농산물까지 모두 지역 내의 것을 활용한다고 했다. 이는 민간 주도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특히 다양한 분야의 명인을 선발해 그 명인을 자체 강사로 활용하고 있으며 강사료로 5000엔을 지불하지만 모두 지역발전기금으로 다시 낸다고 한다.
또한 동네입구에서부터 꽃길을 조성해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고 이는 산간오지에 있는 마을 내 너구리식당 활성화로 이어졌다.
특히 이들은 귀농인들을 마을의 보물로 여기고 있었다. 그것은 침체돼 가는 마을에 활기를 불러오기 때문이다. 이들은 귀농인에게 가장 불편한 사항이 무엇인지를 설문 조사해 그 부분까지 해결해 주고 있다. 마을의 이런 추진에 힘입어 19가구가 별장을 만들어 들어오기까지 했다고 한다.
시부카와 마을은 일본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시범마을로 선정이 되는 영예를 안았다. 해남에 온 시부카와 마을대표들을 촬영하기 위해 동행한 아사히TV 또한 이 마을을 주목하게 되었다.
아사히TV의 나까무라 모또노리 기자는 일본의 일반 사람들에게 70이 넘은 사람들이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이들을 동행하게 되었다며, 1시간짜리 다큐로 제작해 방영할 예정이라고 했다. 실제 시부카와 마을은 전 주민의 60%이상이 65세 이상으로 구성된 마을이다.
산간 오지에서 행정의 지원 없이 철저히 자력으로 농산물을 가공하고 유통하면서 살기 좋은 마을로 탈바꿈시킨 일본의 시부카와 마을은 풍요한 고장에 사는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박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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