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생 160명 중
85명이 해남읍서 통학


3년만에 학생수 2배
학부모들 내용만 알차면
멀어도 농촌학교 선택


해남읍에서 면으로 통학하는 시대가 열렸다.
신입생이 증가해 올해는 전교생이 160명인 된 옥천초등학교, 이중 해남읍에서 통학하는 학생이 85명이다. 전교생 절반이 넘은 학생이 읍권에서 온다. 따라서 옥천초 45인승 스쿨버스는 아침 7시 45분과 8시 10분 두차례 읍을 운행한다.
2010년 84명에 불과했던 옥천초가 3년 만에 괄목할만한 성과를 이뤄내고 있다. 시골학교인 옥천초의 작은 기적은 2009년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농어촌 전원학교로 선정되면서이다. 또 해남읍내 과밀학급 해소를 위해 해남읍과 옥천면을 공동학구로 묶어 읍내 학생들에게 학교선택의 폭을 열어준 것도 한몫했다.
이후 친환경 시설이 곳곳에 들어서고, 최첨단 e-러닝 시스템이 구축됐다.
다양한 체험활동과 원어민 강사도입으로 도시학교 못지않은 교육을 학생들에게 지원했고 방과후 학교를 오후 5시까지 운영해 학부모들의 사교육비 부담도 덜어줬다.
올해는 온종일돌봄학교로 지정돼 오전 7시 50분부터 저녁 8시까지 다양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에 맞벌이를 하는 학부모들이 대거 옥천초로 몰려들었다.
옥천초는 요즘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인근 학교에서 전학을 오겠다는 학생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쿨버스가 만원이라 보류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일약 전국 농촌학교의 모델로 떠오른 옥천초는 교육 프로그램만 좋다면 굳이 집과 가까운 학교를 선택할 이유가 없다는 요즘 학부모들의 욕구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2년 전 광주에서 해남읍으로 이사한 문수영 씨도 이사 전 옥천초를 방문했다. 다양한 방과후 수업과 체험활동을 보고 딸아이를 옥천초로 전학시켰고 지금은 귀농 귀촌한 학부모들에게 옥천초를 적극 추천하고 있다.
읍에서 사는 신순애 씨도 6학년 아들과 1학년 딸아이를 통학버스에 태워 옥천초에 보내고 있다. 신 씨는 옥천초를 선택하는 이유는 “부모가 원하는 것을 학교가 해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학생들은 수업이 끝나면 방과후 학습에 참여해 원어민 강사에게 영어를 배우고 농촌에서는 쉽게 접하기 어려운 골프 발레 수영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등을 즐긴다.
승마장에 가서 승마체험을 하고, 골프장에서 골프채를 휘둘러보고, 겨울이면 스키를 타고, 한 달에 한번 ‘양식의 날’에는 포크와 나이프를 들고 전교생이 품위를 갖추며 식사를 하기도 한다.
한달에 한번 ‘영춘소망의 집’에 찾아가 외로운 할아버지 할머니들께 그동안 갈고 닦은 악기나 태권도 등을 보여드리고 안마봉사도 한다.
최외순 교장은 “학생 수가 늘어나는 것이 꼭 좋은 일만은 아닌 것 같다”며 “우리는 학생 개별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는데 학생주가 증가하면 그만큼 관심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최 교장은 “공동 학구로 묶더라도 읍에서 면 단위 학교로 오기는 참으로 힘든 일인데 교사와 학부모, 지역민의 노력이 어우러져 농촌학교인 옥천초가 활성화 된 것 같다”며 “도서실에 날마다 찾아와 자원봉사를 해주시는 신원희 어르신과 같은 분들이 있어 옥천초는 더 알뜰하게 운영된다”고 말했다.
옥천면에 거주하는 신원희(79)씨는 자원봉사를 하러 매일 도서관으로 출근한다. 아이들에게 책을 대출해주고 반납도 받아주고 정리까지 도맡고 있다.
무엇보다 독서를 좋아하는 신 씨의 모습 속에서 아이들은 살아있는 교육의 효과를 느낀다.
자신도 옥천초 출신이며, 자식도 손자도 모두 옥천초를 졸업했다는 신 씨는 모교인 옥천초교에서 육성회장도 했고, 노년에는 도서실 자원봉사도 하고 있다.
최 교장은 “교장, 교감, 교무부장이 밤 8시까지 근무한다. 때로는 교사들에게 미안하기도 한다”며 “하지만 이같은 노력이 있기에 농촌 맞춤형 교육으로 결실을 맺어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윤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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