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변 척박한 경사지
나무 생육조건 부적합


가로수 없는 해남도 특징



해남군의 가로수 정책이 변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관련기사 2면>
아쉽게도 현재 남아있는 가로수 중 눈길을 끄는 곳은 삼산초등학교 앞 메타세콰이어와 대흥사 가는 길목의 벚나무 뿐이다.
지난 2008년 가로수로 식재한 국도 13호선의 후박나무와 먼나무는 심각한 동해로 가로수로서 기능을 상실한지 오래다. 2차례에 걸친 보식과 군의회 행정사무조사가 실시됐지만 결국 뽑아내야 할 상황에 처하게 됐다.
국도13호선 가로수길 조성을 위해 해남군은 총 13억원의 예산을 들여 식재했고 3억여원의 예산을 들여 2회에 걸친 보식을 했다. 그러나 예산만 낭비됐을 뿐 최악의 가로수 길이라는 불명예를 안겨줬다. 국도 13호 뿐 아니라 해남 모든 도로변에 식재된 가로수의 처지도 마찬가지다. 예전 국도 18호선이었던 황산면 일부 구간에 식재된 목련도 뽑아내야 할 판이다.
전남도는 지구 온난화에 대비하고 따뜻한 전남도의 이미지를 위해 난대 수종 식재 정책을 펴왔다. 당연히 해남도 난대수종인 후박나무와 먼나무를 선택해 해남구간을 통과하는 국도 13·18호선에 식재했다.
하지만 양 노선에 심어진 후박과 먼나무는 냉해 등으로 고사해 추가 예산을 들여 보식과 관리를 하고 있지만 고사가 계속되고 있다.
해남군은 고사된 가로수를 제거하고 이 구간에 벚나무 또는 동백나무 식재를 고민하고 있다.
그러나 수종의 문제가 아니라 신설된 국도변에 가로수를 식재해야 하는가에 대한 비판의 여론이 일고 있다. 해남의 아름다운 들녘과 산 자체가 가로수이자 경관으로 여겨지는 상황에서 가로수가 오히려 아름다운 경관을 차폐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모 군민은 도로가 생기면 당연하게 가로수를 식재하려는 것보다 주변 경관을 고려한 가로수 정책이 확립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해남도로 전체를 놓고 각각의 도로에 맞은 가로수를 디자인 한 후 수종을 선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해남도로 곳곳에 들어선 가로수마다 도로의 특성과 주변 경관과의 고려없이 수종이 선택되고 있음을 지적한 것이다.
해남 국도 13호선은 기존도로에 비해 상당히 높게 확포장 됐다. 그러다보니 가로수를 식재할 면적이 없고 도로와 들녘과의 경사도도 심하다. 이에 반해 경남지역 등의 도로는 도로 높이가 낮아 가로수를 식재할 면적이 넓고 기존도로와 들녘과의 높이 차이도 없어 가로수 식재에 무리가 없다. 또 식재된 가로수가 기존 도로 및 들녘과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룬다. 하지만 국도 13호선 해남구간은 지금의 후박나무처럼 주변과의 조화를 꾀하기가 힘든 구조이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가로수를 식재한다고 해도 좁고 경사가 심한 척박한 곳에서 가로수가 자랄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해남군은 국도 13호선 가로수 식재를 고민하기 이전에 해남 곳곳에 고사되고 있는 가로수를 제거하는 작업을 먼저 해야한다. 과연 국도 13호선을 비롯한 해남 도로변에 가로수를 식재해야 할까. 가로수가 없는 해남, 그것도 해남의 특징일 수 있다.                        
박영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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