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 사례없는 가로수정책 평가가 우선
도로변 나무하나, 절개지 관리도 경관정책



민선 들어 해남군에서 식재한 가로수 중 성공한 사례가 있는가. 경관을 아름답게 연출해야 할 가로수가 오히려 경관을 헤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구 국도 18호선 황산구간 도로변의 목련은 화까지 나게 한다. 문내구간의 무궁화는 싹둑 잘려 국화 관리를 이렇게 해도되나 할 정도다.
한마디로 해남군에서 아름다운 도로를 만든다고 식재한 가로수는 지금까지 이렇다 할 빛을 보지 못했다. 당연히 해남군의 가로수 정책에 대한 비판도 크다.
가로수 식재는 중단하고 들녘과 산, 길가 나무들을 정비하고 단장하는 역할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큰 것도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또한 가로수를 식재하려고 계획을 하는 것보다 왜 해남군의 모든 가로수 길이 실패했는지를 먼저 살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광주에서 해남 방면으로 오는 국도변, 영산강 주변으로 심어진 벚나무는 영산강과 어우러져 볼만하다. 그러나 영암~성전 구간에 식재된 소나무, 정말 지루하다.
조경 예술로서 적합한 소나무가 몇 킬로미터에 걸쳐 식재돼 있으니 오히려 주변경관까지 헤친다는 게 운전자들의 이야기다.
해남 옥천에서 읍으로 들어오는 도로에 식재된 먼나무, 현산방면과 황산 화원방면엔 후박나무, 잘 자랐다고 가정하더라도 정말 지루한 길이 될 것이다. 제주도에 만나는 후박나무는 정말 아름답다. 이유는 수형이 아름다운 것도 있지만 도심 속에 있기에, 2차선 도로 가운데에 있기에 아름답다.
화원관광단지에 조성된 가로수도 마찬가지다. 바다와 어우러져 있고 골프장과 넓은 곡선의 도로와 함께 이국적으로 디자인했기에 아름다운 가로수 길이 된 것이다.  
가로수는 주변과의 조화가 중요하다. 주변 들녘과 산, 강과 농가 그리고 기존의 지방도와의 조화 속에서 자신의 기능을 발휘한다. 그러나 국도 13호선은 도로가 높게 확포장 돼 있다. 기존 도로와 마을 위에 위협적으로 조성돼 있는 것이다. 가로수를 식재한다고 해도 조화 없는 혼자만의 연출을 할 가능성이 높다.
해남군은 국도 13호선에 식재한 먼나무의 고사가 계속되자 해남군 자체 심의회를 개최해 수종갱신을 계획하고 있다.
군은 자체 심의회에서 수종갱신을 결정하고 전남도의 승인을 받아 내년부터 먼나무 대신 다른 수종을 가로수를 식재한다는 계획이다.
곡선의 좁은 도로, 들녘과 어우러진 길이라면 고려해볼만 하지만 삭막한 13호선에 어울릴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가로수는 쭉쭉 하늘을 향한 웅장함을 연출하거나 앙증맞게 작은 꽃이 연출했을 때 아름답다. 특히 도심 속 또는 들녘과 바다, 강과 어우러질 때 아름답다.  
섬진강의 벚나무도 영암의 벚나무가 왜 아름다운 길인지, 아름답다고 알려진 가로수 길은 이유가 무엇인지 살필 필요가 있다. 그리고 국도 13호선처럼 직선인 도로에 그것도 주변과 조화하기 힘든 너무도 인공적인 도로에 사철 변함없는 가로수가 어울릴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국도 13호선은 높이 때문에 먼 들녘이 조망되는 길이다. 근접한 도로변의 가로수 보단 국도에서 조망할 공간에 섬 같은 가로경관이 어울릴 수 있다.  
도로변의 숲과 나무, 들녘, 산과 촌락이 가로수 역할을 한다는 사고전환도 필요하다는 지적도 높다. 홀로 서 있는 나무하나, 숲과 도로 절개지 등을 제대로 관리해도 아름다운 도로경관이 가능하다는 목소리에 해남군은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방치된 나무 하나, 들녘에 널려진 폐비닐 등이 얼마나 경관을 훼손시키는지도 볼 필요가 있다. 그 모든 것이 도로경관을 구성하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해남군의 여러 관광지 입구를 살펴보자. 여름이면 인도 보도블록 사이로 자란 잡초가 무성하다. 가로수 식재엔 그렇게 열심인데 정작 관광지 인도는 관리되지 않는 곳이 해남군이다.
해남군의 도로변 경관이 어떠한지 자동차로 하루만 돌아봐도 해답이 나온다.
자연경관이 중요한 화두로 대두되면서 해남군의 가로정책도 변화를 맞았다.
각 면단위에서 무분별하게 추진하던 가로수 업무를 군으로 이관했고 이를 관장할 경관개발계도 신설된지 오래되지 않았다.
경관개발의 가장 중요한 점은 해남의 자연경관 자체가 가로수라는 인식으로 도로변에 서 있는 나무 하나 가꾸는 노력이다.
경관전문가들은 무분별한 가로수 식재가 오히려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차폐시킬 수 있음을 우려한다. 작은 야생화나 관목, 그리고 키가 큰 가로수를 식재할 장소가 따로 있음을 강조한다. 해남군은 2002년도에 가로경관 용역을 의뢰한 바 있다. 그 용역에서 강조한 것도 해남의 자연경관을 살리는 방향에서의 가로수 정책이었다.  
국도 13호선 후박나무 등 경관을 심히 헤치는 가로수는 과감히 없애야 한다. 따가운 시선이 두렵겠지만 그것을 매일 봐야하는 군민들 마음도 편치 않다.
아름다운 경관을 연출하기 위해 식재한 가로수, 정말 심어야 하나. 가로수가 없는 해남, 그것도 특징일 수 있다는 사고의 전환은 어떨까.          
박영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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