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50% 부담 울며겨자먹기 공사
실패할 작품 알면서도 공사는 진행 중




해남종합병원과 옥천면을 잇는 우슬재 구간의 자전거도로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도로가 좁은데다 경사가 심한 우슬재 도로를 확장해 개설하는 자전거 도로, 해발 150미터나 되는 고개를 과연 누가 자전거로 이동할 것인가.
해남군은 읍 학동~남부순환도로~우슬체육관 입구~옥천면을 잇는 자전거 도로를 연내 개설할 계획이다. 이곳 구간에 투입되는 예산은 19억1000만원, 국비 50%에 군비 50%가 더해지는 공사이다.
자전거도로는 행정안전부의 자전거도로 네트워크 구축사업 일환으로 추진되는 사업으로 2018년까지 추진된다.
해남군에 해당되는 구간은 해남관문인 해남광장~산이 구성 삼거리~산이면~해남읍 학동삼거리~남부순환도로~해남경찰서 사거리~터미널~우슬재~옥천 영춘~강진군이다.
해남군은 올해 완공되는 1차 사업에 이어 2018년까지 181억원을 들여 38.6km 구간의 자전거도로를 완공한다. 총예산 181억원 중 50%는 해남군의 부담이다.
그러나 181억원을 들여 개설하는 자전거도로가 제2의 4대강 사업이라는 비판을 면치 못하게 됐다. 해남군에 개설되는 자전거 도로만 보더라도 이용가치가 얼마나 될 것인가에 의문을 제기하는 주장이 많다. 당장 험한 우슬재를 자전거로 이동할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이다.
정부는 효용가치 보단 국비 50% 지원을 빌미로 각 지자체에 50% 부담을 강요하고 있다. 해남군도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2018년까지 군비를 부담해야 한다.  
정부가 1조 2456억 원을 투입해 전국 자전거도로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목적은 지자체간 단절된 자전거도로의 연속성을 확보하는 데 있다. 여기에 해안일주와 4대강 정비 사업과의 연계가 포함돼 있다. 느림과 자연과의 공존이라는 녹색 교통수단의 원칙에 기초해 나온 자전거 정책이 결국 4대강처럼 개발논리의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정부의 발표처럼 대규모 자전거도로 개설이 자전거 이용률의 증가로 이어질 것이란 판단은 해남군만 보더라도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높다. 자전거는 근거리 이동수단으로서 효과가 있는 만큼 생활권 자전거 이용을 위한 기반시설 확립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해남군도 한때 자전거 이용을 높이기 위해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공무원들에게 자전거 구입비용의 일정액을 지원한바 있다. 그러나 잠깐 반짝했을 뿐 결국 공무원들의 자전거 구입비를 보태준 결과만 초래했다. 자전거를 탈 읍 도로사정은 개선하지 않는채 추진하는 자전거 이용률 높이기는 실패한다는 사실을 증명해준 사례이다.
해남에 추진되는 자전거도로가 땅끝~해남읍으로 이어진 구간이라면 말이 달라진다. 이곳은 도보순례객과 자전거 순례객들의 이용률이 높기 때문이다. 현재도 이곳 도로는 국토순례객들에게 위험하다는 문제제기가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자전거도로 네트워크 정책은 각 지자체를 잇는 구간이라는 단서가 붙여있다.  
이용할 사람도 없는 자전거 도로, 실패할 작품인줄 알면서도 추진하는 해남군이나 혀를 내두르며 공사를 지켜보는 군민이나 모두 허탈하긴 매한가지다.
한편 해남군에 추진되는 자전거도로는 이미 완료된 해남읍 고도리~경찰서 사거리 구간은 가로수 뒤편을 성토해 인도와 겸용해 사용하고 경찰서 사거리~터미널 구간은 현재 차로 폭 조정을 통해, 터미널~우슬체육관 입구 구간은 현재의 인도를 이용한다. 우슬재~옥천구간은 도로를 확장하고 해남광장~학동 삼거리 구간은 4차선 확포장과 연계한다.                  
박영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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