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완도간 고속도로
완도 가는 길목 역할 뿐


두륜산자락 훼손도 문제



건설교통부는 2000년부터 2019년까지 도로와 철도, 항만, 공항 등 교통SOC의 장기 투자계획을 제시하는 교통계획을 99년 수립했고 이러한 교통정책에 의해 광주 완도간 고속도로 사업이 추진되게 됐다.
그러나 2007년 건설교통부로부터 연구용역을 의뢰받은 한국교통연구원은 수요의 재검토와 지역개발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마디로 광주~완도간 고속도로 건설이 광주 완도 간 4차선 도로와 겹치기 때문에 예산중복과 비효율성이라는 이유를 든 것이다.
예산중복 측면과 함께 자연경관의 훼손문제도 검토될 사안이다.
광주 완도간 고속도로 해남 경유노선은 옥천 문촌~옥천 성산인터체인지~옥천 대산~백호터널~용동~오소재터널~북일 흥촌~쇄노재터널~북평 와룡~남창으로 교량 8개와 3개 터널 그리고 인터체인지 2개가 계획돼 있다.  
고속도로가 경유하는 옥천 도림마을의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북일 삼성마을 뒷편 두륜산 뒷자락은 훼손될 수밖에 없다. 특히 두륜산 뒷자락은 해남에서 아름다운 경관으로 꼽힌다. 오래 전 오소재에서 북일로 넘어가는 고개 밑은 바위와 나무로 어우러져 해남에서 가장 손꼽히는 경관을 자랑했다. 그러나 이곳에 농원이 조성되면서 아름다웠던 경관은 사라져 버렸다. 마찬가지로 두륜산 뒷자락도 바위와 나무, 들녘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경관이다. 그러나 고속도로 건설은 이러한 해남의 우수한 경관을 영영 사라지게 만든다.
이미 개통된 광주 완도간 4차선 도로에서 보듯 높게 조성된 도로가 마을과 마을, 들녘을 양분시켜버려 넓게 조망해야 할 경관이 차폐된다는 사실을 이미 경험했다.
현재 우리사회는 삶의 질에서 공간의 질로 전환한 상태다. 아름다운 마을을 만들고, 도로에 가로수를 심고 아름다운 도로변에 고층의 건축조성을 제한하는 것도 모두 공간의 질이 중요하다는 사실에서 나온 정책들이다.
고속도로 사업이 해남경제 자본을 오히려 대도시로 유출시키는 통로가 될 것이라는 우려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해남군은 국가균형발전과 장기적인 측면에서 지역에 보탬이 될 것이라며 고속도로 건설을 계획대로 추진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교통SOC 정책은 도시로의 자본 집중을 의미한다. 광주 완도간, 광주 진도간 4차선 고속화도로에서도 이미 증명하듯 시간단축을 기본으로 하는 도로정책은 농촌의 공동화현상을 심각하게 불러일으킨다. 광주 완도간 고속도로가 뚫린다면 해남사람들의 소비처는 광주가 될 것임은 분명해진다. 지역내에서의 소비위축은 지역경기의 침체로 이어진다.
고속도로는 골목상권의 상실로 이어진다. 고속도로 건설은 도로변을 따라 들어선 작은 상가들에겐 직접적인 피해를 준다.
해남군의 정책은 농촌과 관광을 두 축으로 삼고 있다. 그렇다면 해남군이 지향하는 농업과 관광정책에 있어 고속도로가 부합한지도 따져볼 필요가 있다. 오히려 잘 보존된 해남의 경관이 장기적으로 보탬이 될 수 있다는 의견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새로운 도로가 생기면 좋을 것이란 막연한 생각과 국가정책이기 때문에 시행해야 한다는 사고는 지방자치 시대에 역행된 사고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해남은 이미 국도 13호선과 18호선이 동서남쪽을 잇고 있다. 또 서해안고속도로가 해남에 접근하는 주요한 수단이 됐고, 부산 강진 방면으로 가는 남해 축은 국도 18호선이다.
미래 교통수단이 도로보다는 항만과 철도, 항공기 등으로 변해가는 시대, 해남지역의 특성상 항만을 개발하는 등이 더 필요할 수 있다.      
  박영자 기자/


**사진설명


고속도로가 경유하는 북일 삼성마을 뒷편 두륜산 뒷자락은 해남에서 아름다운 경관으로 꼽힌다. 광주 완도간 4차선 도로 개통에 이어 추진되는 광주 완도간 고속도로는 해남의 아름다운 경관을 훼손시킬 뿐 완도의 길목 역할만 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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