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의회 승인없이 사업추진
1400미터까지 굴착했지만
물 소식은 캄캄


의회 무시했다 의원들 발끈
그러면서도 예산은 승인



지난 27일 배택휴 부군수가 군의회 의원들 앞에서 공식 사과하고 1억 6000여만원이나 들었지만 물이 나오지 않는 가학산 휴양림 관정개발 문제가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해당 공무원들에게 구상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어 가학산관정개발은 문제 가득한 사업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이번 제1회 해남군 추가경정예산의 최대 이슈는 군의회 승인없이 추진한 가학산 휴양림 관정개발이었다.
당초 군은 가학산 휴양림 계곡에 물을 공급한다며 6000만원의 사업비를 들여 지난 1월말 대형관정 개발에 들어갔다. 그런데 물이 나오지 않자 해남군은 군의회의 승인도 받지 않는 상태에서 추가 사업을 진행해 버렸다. 그리고 이번 추경에 지하수 영향조사비 1380만원을 비롯해 추가공사비 8300여만원을 승인해 달라고 군의회에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군의회 추경심의 과정에서 3일간이나 논란이 됐던 가학산 관정개발 추가비용은 결국 군의회의 승인을 얻었지만 부군수가 군의회에 참석해 재발방지를 약속하며 사과까지 하는 불명예를 불러왔다.
그러나 더 문제는 해당부서에서 군수가 결재한 액수보다 1000만원이 더 늘어난 예산을 추경에 편성한 점이다. 이종록 의원은 부군수와 군수의 결재가 난 추경예산 서류에는 추가사업으로 발생한 예산이 7400만원이라 적혀 있는데 정작 군의회에 제출한 추경 예산안에는 900여만이 더 추가된 8300만원이라며 이에 대한 경위를 물었다.  
이 의원은 부군수와 군수 결재도 없어 추경안에 900만원을 더 추가할 수 있느냐며 행정의 무질서를 질타했지만 해당부서에선 이렇다 할 설명을 못한채 문제가 있음만을 시인했다.
이어 이 의원은 군수가 결재한 추가 관정개발에 따른 사업내역과 소요추가예산 내역의 서류를 요구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해당부서는 구두로 보고했고 구두로 결재했다는 답변을 했다. 이에 이종록의원은 배택휴 부군수에게 1억원 가량의 예산이 소모되는 사업을 서류가 아닌 구두로 보고하고 구두로 결재가 될 수 있느냐며 따졌고 배 부군수는 서류로 결재를 하는 것이 맞지만 구두결재가 됐다고 답했다. 또 군의회 승인도 없이 사업이 집행된 점에 대해선 해당부서에서 승인을 받은 줄 알았다는 궁색한 답변을 했다.
가학산 휴양림 관정개발과 관련해 모 의원은 1억여원이 소요되는 예산이 서류도 없이 구두결재로 처리될 수 있겠느냐며 뭔가 석연치 않은 대목이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회계질서의 문란, 군의회 무시 등 가학산 관정에 대한 성토가 이어졌지만 군의회는 집행해야 할 예산이 인건비와 재료비 등이라는 이유로 500만원을 삭감한 나머지 예산을 승인했다.
관정 개발방식도 문제로 떠올랐다. 해남군은 가학산 관정개발을 전문업체에게 발주를 하던 방식이 아닌 직접 개발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이러한 공사발주는 물이 나올 때까지 그에 따른 운영비와 인건비를 군이 담당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따라서 이번 추경 예산심의과정에서 군의원들은 그동안 중소형 관정 공사 발주 때는 계획된 양의 지하수량이 확보되지 않으면 공사비를 지급하지 않는 방식을 선택했는데 왜 가학산 관정만 직접 개발방식을 택했는지 따졌다.
이에 군 관계자는 대형관정은 물이 나오지 않아도 작업 시까지의 공정을 감안해 공사비를 지급해야하기 때문에 직접개발을 하면 예산 절감의 효과가 있을 것 같아 그러한 방법을 선택했다고 답했다. 한마디로 예산 절감 차원에서 선택한 개발방식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군의원들은 가학산은 암반지형이라 지하수 개발 성공 가능성이 낮은데도 직접 개발방식을 선택했다는 것은 업체를 위한 것 아니냐는 꼽지 않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실지 해남군은 직접 개발방식을 선택함으로서 장비 임대료와 파견 인부 인건비, 유류대 전액을 부담하고 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가학산 관정개발의 또 다른 문제점은 1400미터까지 파고 들어갔는데도 물이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당초 군은 깊이 500m가량만 굴착하면 물이 나올 것으로 예상해 6000만원의 사업비를 책정했다. 그러나 500미터를 파도 물이 나오지 않자 군의회 승인없이 사업을 계속 밀고 나갔고 결국 1400미터를 굴착한 현재에도 물 소식은 없는 상태이다.
더 이상 굴착할 경우 추가비용은 또 발생하고 물까지 나오지 않는다면 해남군은 이미 소모해버린 1억4000만원 외의 예산을 또 사용해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됐다.
군의회에서 뭇매를 맞을 대로 맞은 대형관정, 이정확의원은 행정사무조사를 해서라도 의혹을 밝혀야 한다는 입장까지 밝히고 있어 가학산 관정개발 문제는 이후에도 논란거리로 남을  전망이다.      
박영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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