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터지는 공무원들의 부정혐의로 눈총을 받았던 해남군이 군민들에게 서한문을 발송했다. 모든 분들에게 상처와 실망을 주고 열심히 일하는 동료들에게 허탈과 상실감을 주는 명예스럽지 못한 사건들이 이어진 것을 인정하며 이를 개선하겠다는 내용의 서한문이다.
서한문에는 개선책으로 조직 내부의 소통의 문제를 들었다. 부서간 떠 넘기기나 할거주의는 군정발전을 저해하는 장애물이며 책임있는 중간 관리자들 상호간 정보교류는 군정의 불편한 고리를 풀어갈 수 있는 중요한 자산이라는 점을 명심하겠다는 내용이다.
부서간의 소통, 박근혜 대통령이 3.0을 들며 부서간 칸막이를 없애겠다는 내용과 일맥상통한다. 문제는 부서간 이기주의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이다.
부서간 소통은 일반직원보다 실과장 간의 유기적 협조가 우선이다. 2년 단위로 바뀌는 공무원사회, 부서 간 이기주의가 더욱 심각할 수 밖에 없다.
부서간 소통의 부재로 가장 힘든 것은 군민들이다. 민원 떠넘기기, 해남군이 아무리 친절을 외치고 원스톱 민원을 외치고 있지만 군민들이 느끼는 체감은 글쎄다.
해남군청 사무관급의 무사안일주의, 이러한 문화속에서 누가 책임을 지고 일을 하겠는가.
일하지 않는 사무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해남군의 모든 일은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 해남관광정책을 수립할 때 관광과만의 일이 아니다. 관광산업과 지역 특산품과의 연계, 스포츠 마케팅과 관광산업 및 숙박업과 연계, 경관디자인에는 토목과 건축, 관광 등 모든 것이 연결돼 있다.
그러나 해남군의 실과는 철저히 독립돼 있다. 당연히 통합적인 군정책 수립은 뒤쳐진다.
당연히 작은 민원도 해결하지 못하고 타 부서로 떠넘긴다.  
일본의 한 기업은 칸막이를 아예 없애버리고 1000여명이 넘은 직원들이 한 공간에서 일을 한다. 소통의 중요성, 이는 기업성장의 시너지로 작용해 매출성장을 가져온다. 해남군의 경우 칸막이를 없애기 힘들다면 부서간 유기적인 회의가 상시화 돼야 한다.
해남군은 군수를 중심으로 한 간부회의가 전부이다. 그 짧은 기간 실과장의 간단한 업무보고와 군수의 지시사항이 전부이다. 해남군의 중요정책을 놓고 토론하는 기구의 부재, 회의의 상실, 지금 해남군의 현주소다. 토론이 없는 조직은 당연히 설계도 없고 통합적 가이드라인도 없다. 그러한 실정인데 부서간 상호소통이 되겠는가.  
군청 감사관실에서 발송한 서한문엔 부서 간 소통을 강조했다. 부서간 소통이 공무원 청렴하고 무슨 상관이 있겠느냐고 물을 수 있다.
그러나 소통의 문제는 사회적 화두이자 해남군이 풀어야할 가장 큰 사안이다. 부서간 칸막이가 높고 소통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그만큼 해남군이 일을 적당히 한다는 것이며 부서간 협력할 일을 아예 만들지 않는다는 것이고 부서장들의 무사안일한 근무태도를 반증한다. 그래서 젊은 사무관들을 군청 실과장에 배치하고 퇴직을 앞둔 공무원의 경우 면으로 과감히 보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부서간 소통의 부재는 공무원 인사에서도 나온다. 저런 공무원이 어떻게 저토록 중요한 부서에 앉아 있을까. 부서간 소통의 부재에서 나온 결과이다.
청렴의 문제는 예나 지금이나 강조되는 말이다. 아무리 강조해도 공직자들 중 부정비리를 일으키는 이들은 반드시 존재한다. 그 자체를 아예 뿌리를 뽑는다는 것 자체가 인간사회에선 어렵다. 다만 그 자체를 줄이는 것이다. 그것은 공직사회 문화에서 가능하다.
직원간 소통, 상사와의 소통, 부서간 소통, 이것은 공무원 개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정책적으로 접근해야하고 풀어야할 과제이다.
일방적인 보고와 지시는 획일화된 사회에서나 가능하다. 가장 낙후된 조직문화이다. 군수와 간부회의도 당연히 토론이 중심이 돼야 하며 토론이 활발한 조직은 비전이 있다는 것이다. 또 큰 틀의 비전이 있는 조직은 언제든 토론을 한다.
어느 때부턴가 군수결제를 받으러 가는 공무원이 계장 아래 선까지 내려갔다. 일을 기획한 공무원이 직접 군수에게 결재를 받는 것이다. 물론 책임감이 더 생길 수 있고 실무능력도 키울 수 있을지 모르지만 이는 계장급과 과장급이 업무를 이해하지 못하고 숙지하지 못한 결과를 낳고 있다.
군청 감사관실이 청렴 서한문에서 소통의 문제를 제기했다면 소통할 방안도 제시해야 한다.
그 출발점은 군수를 중심으로 열리는 간부회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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